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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현존 가치에 질문 던지게 하는 시의 힘
문학평론가 고영직 산문집 ‘인문적 인간’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9. 08.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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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날이면 70대 책상 펴고/ 하하호호 웃음 지으며 행복해하네/ 단발머리 소녀 시절/ 동심으로 돌아가네/ 흰머리 먹칠하고/ 활짝 핀 호박꽃/ 너무너무 아름답고 향기가 나네/ 열심히 배워서/ 70대 밥상 책상처럼/ 요긴하게 쓰이면 좋겠네'. 경북 칠곡 '할매' 들이 쓴 시를 모은 시집 '시가 뭐고?'에 실린 '밥상과 책상' 중 일부다. 할머니들은 출세가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공부한다. 시의 행간에는 먼저 산 사람으로서 책임을 느끼고 그 의무를 다하려는 할머니들이 있다.

문학평론가 고영직은 이들을 통해 사람이 사는 도리에 생각하게 만드는 문학의 힘을 본다. 생애 처음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쓰며 자기 삶을 가꿔가는 모습은 예술이 가능한 어떤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 역시 외로움과 산다는 일의 막막함에 지칠 때마다 한 줄의 시와 예술 작품의 덕을 봤다.

그가 지난 10년 동안 써온 글 중에서 시와 예술의 힘에 관한 산문을 추려 '인문적 인간'을 냈다. 기존의 타율적인 리듬과는 다른 자율적인 리듬을 형성하며 살고자 했던 날들이 녹아있는 글들이 묶였다.

그는 먼저 천상병을 '기인 신화'에서 건져낸다. 천상병의 시를 육체성, 장소, 삶의 시화(詩化)라는 키워드로 읽은 뒤 그의 시가 효율성과 실용성이 숭배되는 사회에서 '쓸모없음의 쓸모'의 시학과 윤리학을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일조선인 디아스포라 지식인 서경식의 '시의 힘'을 읽고 단상을 적은 대목에서는 "국가의 힘과 자본의 논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상상력의 힘"을 강조한다.

그같은 시의 힘이 가닿아야 할 곳은 결국 삶의 터전이다. 대학도, 종교도, 문화예술도, 시민사회도 사회적 패배자들에 대한 관심과 대안을 위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그는 특히 문화예술이 '그들의 나라'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나라'의 미래상을 위한 성찰과 연대의 정신, 상상력을 잘 보여주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저자는 각자도생을 넘어 서로가 서로에게 기댈 작은 '비빌 언덕'을 위해 '터전'에 대한 상상력을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우리에겐 '더 많은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삶창. 1만60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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