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다운 디자인도시를 꿈꾸다] (중)‘유니버설 디자인’을 입다

[제주다운 디자인도시를 꿈꾸다] (중)‘유니버설 디자인’을 입다
일상에 스며드는 안전과 편리… ‘무장애 도시’ 디딤돌
  • 입력 : 2019. 08.19(월) 00:00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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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여성·노인·장애인·외국인 등
모두의 개성·조건 존중하는 디자인
접근·이동·이용 장애없는 생활환경
확장·확산 위한 민간관심·이해 절실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연령, 성별, 신체능력, 국적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편리하게 제품, 건축, 환경, 서비스 등을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정의된다. 제주에서는 지난 2016년 '제주특별자치도 유니버설 디자인 조례'가 제정되면서 도시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입히는 작업이 본격화됐다. 그리고 2018년 8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유니버설 디자인 전담팀(도시디자인담당관 소속)이 신설되면서 모두가 편편(便便)한 유니버설 디자인 환경 구축을 위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해 리모델링한 탑동 제2공원 화장실.

#시범사업부터… '무장애 도시' 가까이

제주도는 공공 공간 전반에 유니버설 디자인 기본계획 및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사용자의 행태에 맞춘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유니버설 디자인 확산 기준을 정비하고, 시범사업과 홍보확산 등 3개 분야를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는 올해 유니버설 디자인 활성화구역 2곳을 지정하고 구역내 실정에 맞는 유니버설 디자인 개발 및 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그렇게 지난 15일 제주시 탑동 제2공원 화장실이 준공됐다. 화장실은 장애인, 고령자, 어린이 등 신체적 조건에 따른 화장실 이용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도민과 관광객들의 요구를 수용해 리모델링했다. 주 출입구 진입로에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램프를 설치했으며, 유아를 동반한 가족도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화장실을 만들었다. 또 휠체어가 화장실 내부에서 회전이 가능하도록 1.4m 이상의 내경을 확보했으며, 수유실 설치 등 다양한 조건의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됐다. 탑동 해변공연장도 진입경사로를 새로 만들어 휠체어나 유모차를 동반한 가족이 관람할 수 있는 관람석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함께 제주시 화북동 어린이공원은 방치된 공간에 소규모 공연장을 설치해 커뮤니티 활성화를 도모하고, 장애인 등이 오를 수 있도록 완만한 경사로로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진입경사로를 새로 만들어 관람석을 확대할 탑동 해변공연장.

지난해에는 시범사업으로 서귀포초등학교 인근 인도정비, 안전펜스 설치, 고원식 횡단보도, 차량 속도 측정 스피드 디스플레이 설치, 노상주차장 설치 및 차선 도색 등 모두가 편리하고 안전한 보행환경개선사업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제주의 도시 환경이 유니버설 디자인을 입으며 일상 속에 안전함과 편리함이 서서히 자리잡고 있는 중이다. 시범사업이 마무리되면 유니버설 디자인 모범사례로써 민간의 관심을 유도하는 긍정적 변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실질적 접목과 적용

제주도의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원칙은 접근성, 안전성, 포괄성, 인지성, 유연성, 쾌적성 등 6가지로 축약된다. 휠체어사용자, 시각장애인, 노인, 임산부, 영유아동반자, 어린이 등이 다양한 사용자가 접근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고, 차량으로부터 안전한 환경 조성으로 교통사고발생을 최소화하며 밝고 활기찬 환경조성으로 범죄발생을 억제함과 동시에 비상시 이용할 수 있는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유니버설 디자인에 포함된다.

이와함께 감각, 소통에 장애가 있는 사람도 길 찾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고, 주변의 여건과 지역적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환경을 만들고, 장애인만을 위한 시설이 아닌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시설로 보이는 디자인을 적용해 빛, 음, 시각적으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 등 일상의 작은 불편함과 불안함을 해소해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드는 과정에서 유니버설디자인은 큰 역할을 한다.

때문에 제주도는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의 실질적 접목과 적용을 위한 시범 사업 추진에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공공간인 보도에는 유모차 이용자나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는 여행자, 신체의 일부가 불편한 사람 등 누구나 편안하고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하고, 비나 눈이 오거나 폭염에도 쾌적하며, 안전보행공간내에는 간판이나 전신주, 가로등, 가로수 등 어떤 보행장애물이 설치되지 않는 것. 이것이 유니버설디자인의 가이드라인이 된다.

방치된 공간에 소규모 공연장을 설치할 제주시 화북동 어린이공원.

앞으로 도는 어린이 돌봄시설, 노인복지시설, 장애인활동 지원시설 등 BF(barrier free, 무장애)를 전제로 주 사용층의 특성을 반영한 디자인을 추구하고, 공중화장실이나 진입로 단차 제거 등 사용 빈도가 높은 시설 위주로 유니버설 디자인의 보편적 사례를 제시해 나갈 계획이다. 오는 11월에는 시범사업을 통한 유니버설 디자인의 실제적 모델을 직접 보여주고 체험할 수 있는 제1회 제주국제유니버설디자인 엑스포도 열린다.

도는 교육과 홍보를 통한 민간 확산 및 인식 개선 노력에도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만 특별한 디자인이 아닌, 시민 한 사람 한사람의 권리로써 보편적 유니버설 디자인 확산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다. 사업 추진 부서에서 유니버설 디자인 자체가 부가적 과제로 인식되지 않도록 홍보하고 명확한 시설기준을 제시하는 것, 디자인 가이드라인 정비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디자인 모델 기준을 제작해나가는 것 하나하나가 제주를 유니버설디자인(무장애) 도시로 만들기 위한 시작이다.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유니버설을 아니(Any)?
"모두를 위한 디자인 확산… 공감대 형성을"

'유니버설(Universal)'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유니버설 스튜디오'(미국의 영화 제작사)를 먼저 떠올릴 것이고 아니면 누군가는 우주(宇宙, Universe)와 관련해서 파생된 단어가 아닐까하고 생각할 수 있다.

혹시, 누군가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면 그 사람은 분명 범인(凡人)은 아니다.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이란 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으로 흔히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고 한다.

제주도청 유니버설디자인 담당자로서 감히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한 개념을 4개의 키워드로 정의해 보았다. 4개의 키워드는 바로 Anytime, Anywhere, Anyone, Anything 이다. 이 단어에 생명을 불어 넣으면 '유니버설디자인'이란 언제(Anytime) 어디서나(Anywhere) 누구나(Anyone)가 어떤 시설물(Anything)을 이용함에 있어 접근이 용이하고 편리하게 하는 디자인이라고 말하고 싶다. 유니버설디자인은 21세기에 들어 인구의 고령화, 국제화, 다변화 등의 이유로 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으며 그 도입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시대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트랜드에 맞춰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지난 2018년 8월 26일 제주 도시디자인을 총괄하는 도시디자인담당관 부서가 신설됐다. 특히 부서 내 유니버설디자인팀은 전국 최초로 유니버설디자인 전담부서로써 누구나 편리하게 살 수 있는 제주 조성에 힘쓰고 있다.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에 있다. 올해 제주도에서는 유니버설디자인 시범사업 및 확산사업, 유니버설디자인 홍보사업과 유니버설디자인 엑스포 개최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공공시설물에 대한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은 물론 더 나아가 민간영역에서도 유니버설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의 토대가 되길 기대해 본다.

<양진용 제주도 도시디자인담당관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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