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과 제주 유배의 기억 꿰다

광해군과 제주 유배의 기억 꿰다
민속자연사박물관 35주년 8월 20일부터 3개월간 특별전
김만일·동계 정온 등 관련 인물 다뤄… 광해 밥상도 전시
  • 입력 : 2019. 08.19(월) 18:14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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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 옷. 이지영 한복문화연구소장이 복제했다.

광해 밥상 모주. 인목대비의 어머니 노씨부인이 제주에서 생계를 유지하던 술을 모주(母酒)라고 했다.

그 시절 제주는 '원악도(遠惡島)'였다. 아득히 멀고도 험한 섬, 물자가 부족하고 환경이 척박해 사람 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적어도 문헌상 확인되는 260여명의 유배인이 이 섬에 머물다 떠났다.

조선시대의 임금 광해군(1575~1641)도 그중 한 사람이다. 강화도, 태안을 거쳐 1637년 제주로 유배됐고 4년여 지내다 이곳에서 생을 마쳤다.

이형상 제주목사가 쓴 '남환박물'의 광해군 안치소, 제주시 원도심에 세워진 '광해군적소터' 빗돌 정도로 제주에서 기억되는 그를 다룬 특별전이 열린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정세호) 개관 35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광해, 제주에 유배오다'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광해군의 출생, 등극, 인조 반정과 강화도 유배, 제주 유배를 고문서, 의복, 일러스트, 사진 자료 등으로 보여준다. 특별전시실 인근 교육실도 전시장으로 활용했다. 관련 인물을 통해 광해군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광해군 시기에 말을 바쳤던 헌마공신 김만일, 광해군을 비판해 유배온 동계 정온과 간옹 이익, 광해군 복위를 모의했다는 이유로 귀양살이한 규창 이건 자료를 전시해놓는다.

전시는 이달 20일부터 11월 20일까지. 개막 행사는 첫날 오후 4시부터 진행된다. 이 때는 광해 시조 낭송, 창작곡 '광해빛 바다' 노래 등을 선보인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광해 관련 영화 상영, 강연회, 광해 아동극 등을 준비했다. 이달 20~25일에는 제주대 스토리텔링연구개발센터(센터장 양진건)와 손잡고 인조실록 등을 토대로 '스토리가 있는 광해 밥상'을 차린다. 전시가 끝나면 광해 밥상을 현대식으로 재현해 시판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할 예정이다.

정세호 관장은 "이번 전시는 광해군의 제주 유배라는 콘텐츠 발굴의 첫 단계"라며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소재로 널리 활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의 064)710-7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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