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쥐떼로 몸살 앓고 있는 천연기념물 사수도

[사설]쥐떼로 몸살 앓고 있는 천연기념물 사수도
  • 입력 : 2019. 08.20(화) 00:00
  • 위영석 기자 ysw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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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부터 천연기념물 제333호로 지정·보호되고 있는 '사수도'가 위기에 처했습니다. 흑비둘기와 슴새의 번식지로 알려진 해양생태계의 보고인 '사수도'는 우리에게 '영토분쟁'의 상징으로도 잘 알려진 섬입니다. 지난 2005년 당시 북제주군과 전남 완도군이 관할권을 놓고 헌법재판소까지 가면서 법적 분쟁을 벌여온 섬입니다.

생태계의 보고이자 제주도민들에게는 조기와 참치 등의 황금어장으로 알려진 이 섬에 최근 쥐떼가 극성을 부리면서 텃새인 흑비둘기와 여름철새인 슴새의 서식지가 사라질 위기라고 합니다. 추자도에서 약 20㎞ 정도 떨어진 사수도가 낚시꾼의 주요 포인트로 각광을 받으면서 낚싯배에 쥐떼가 함께 들어가 급속하게 번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쥐떼들은 슴새의 둥지를 습격해 알이나 새끼를 먹어치우고 있습니다. 제주자치도 세계유산본부의 모니터링 연구결과 습격을 받은 28개 둥지 중 8개 둥지는 집쥐에 의한 직접적인 포식증거가 확인됐고 나머지 20개 둥지는 알이나 새끼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현재 사수도에는 집쥐 100개체 정도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재 상태대로 방치할 경우 환경에 따라 1000여마리로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사수도의 현재는 우리 인간들의 자연 파괴 행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단순히 낚시의 즐거움에 사수도를 찾았지만 인간의 발길은 사수도의 먹이사슬을 파괴하고 슴새와 흑비둘기의 번식지라는 생태환경을 무참히 훼손해 버렸습니다. 제주자치도는 더 이상 훼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낚시배의 접안 등을 금지하고 슴새와 흑비둘기 서식지 보호를 위한 대책을 즉각 추진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집쥐 박멸에도 적극 나서 생태계를 복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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