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공방' 당청-野 전면전 비화

'조국 공방' 당청-野 전면전 비화
"낙마하면 정권에도 타격"…여권, 한국당 때리며 청문회로 정면돌파
한국당 "대통령이 사죄해야"…조국 딸 입시의혹 고리로 파상공세
  • 입력 : 2019. 08.21(수) 17:27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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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여권과 야당의 전면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은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조후보자 딸의 입시 문제를 중심으로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을 계속 파고들면서 문재인 대통령 책임론까지 거론했다.

 그러자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일제히 반격에 나섰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조속히 개최해 사실관계를 확인하자는 것으로, 검증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야가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11월)과 내년 총선을 시야에 두고 '문(文)의 남자'로 불리는 조 후보자의 인사 검증 무대 위에서 양보 없는 정국 주도권 싸움을 벌이게 됐다.

 청와대는 21일 조 후보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 제기가 이어지자 처음으로 이에 대한 입장을 내고 대응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합리적인 의혹 제기도 있으나 일부 언론은 사실과 전혀 다르게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며 "언론이 부족한 증거로 제기한 의혹은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검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상당부분 사실과 다르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청문회 개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이번 인사청문 정국에서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도 야당의 의혹 공세를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지독한 신상털기', '인격살인'이라며 역공을 펼쳤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이 청문회를 가짜뉴스, 공안 몰이, 가족 털기, 정쟁 반복 청문회로 변질시켰다. 아주 가관"이라면서 "청문회에 대해 우리가 보다 적극적 태도를 갖고 임해야겠다"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야당이 온갖 검증되지 않은 의혹들만 백화점식으로 나열하고, 조국 후보자에게는 제대로 해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괴롭혔던 언론플레이와 여론몰이를 통한 저급한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간담회를 열고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반박했다. 특히 민주당은 교육·입시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라는 점을 감안해 조 후보자 딸 관련 의혹 해소에 집중했다.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조 후보자 딸이 고교생 신분으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을 하고 관련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과정에서 조 후보자 부부의 영향력 행사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논문으로 대학 입시 등에서 특혜를 받은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공보실을 통해 인사청문회 기획단에서 배포한 조 후보자 딸 관련 의혹해명자료도 언론에 공유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조 후보자를 옹호하는 메시지를 올리는 등 여론전에 전방위로 나섰다.

 당청이 이처럼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것은 조 후보자에 대한 야권발(發) 의혹 제기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여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서 "제대로 해명 못 하면 최악의 상황"(박용진 의원)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권의 역공에는 한국당 등 야당의 공세가 '정권 흔들기' 차원이라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 후보자가 상징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찰 독립성 강화 등 사법개혁은 국민이 전 정부를 탄핵하면서 요구한 것"이라면서 "야당이 탄핵을 무력화하고 이 정권을 무너뜨리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민주당 내에서는 '조국 정국'에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중진 의원은 "조 후보자가 낙마하면 정권에도 중대한 타격"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 태스크포스(TF)', 의원총회 등을 잇따라 열고 조 후보자에 대한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인사청문회 전선의 확대를 시도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조 수석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기 전에 이런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면서 문 대통령에 조 후보자 지명 철회 및 사과를 요구했다.

 특히 한국당은 조 후보자 딸을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의 딸인 정유라에 빗대 '조유라'라고 부르면서 입시 문제를 연결고리로 공세를 계속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젊은 세대는 분노를 넘어 허탈감에 빠져 있고, 부모 세대는자식 얼굴 보기가 죄스럽게 됐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품으면 품을수록 정권의 침몰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조 후보자의 딸이 입학한 학교의 입시제도를 설명한 뒤 "제대로 된 시험을 본 적 없이 고등학교와 대학교, 의전원까지 들어갔다"고다시 강조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조 후보자 불가론을 거듭 밝혔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사람은 대통령 본인"이라면서 "이런 자를 민정수석에 앉혀 지난 2년간 인사 참사를 불러온 것도모자라 이제는 법을 집행하는 장관 자리에 두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논평에서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조국 후보자는 물론 가족 전체가 공수처의 수사대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야당 가운데 정의당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조 후보자의 해명을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22일 조 후보자 측에 그간 제기된 의혹 및 논란에 대한 소명 요청서도 보낼 예정이다.

 조 후보자를 놓고 여야가 정면 대립하면서 인사청문회 일정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민주당은 법정 시한 준수를 위해 이달 말까지 청문회를 열고 조 후보자에게 해명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은 9월 초 개최로 일단 맞서고 있다. 한국당 내에서는 조 후보자가 사퇴하지 않고 '조국 정국'이 계속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말과 함께 청문회 보이콧 필요성도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법정 기한 내에 인사청문회가 안 되면 '의법 조치'를 해야 한다는 말도 일각에서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정해진 법정 기간 내에 청문회가 안되면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정국이 급랭하면서 정기국회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런 이유로 군소 야당이 관심을 가진 선거법 개정을 고리로 민주당이 돌파구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은 정치개혁특위의 활동시한인 이달 말 전까지 특위에서 선거법 개정안을의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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