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후 작가의 詩(시)로 읽는 4·3] (22)권평권-고은

[김관후 작가의 詩(시)로 읽는 4·3] (22)권평권-고은
  • 입력 : 2019. 08.22(목)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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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9월 8일

왠지 인천 앞바다 여틈하게 보이던 날

미군의 인천상륙 환영하러 나갔던

인천노조 지도자 권평권 위원장

아직 무장해제가 안 된 일본군에게 총 맞아 죽었다

이 밖에도 여럿이 쓰러졌다

상륙한 미국은 일본군 편들었다

왜냐

해방군이 아니었으므로

점령군이었으므로

맥아더 일반명령 제1호의 점령군이었으므로

그 후리후리한 키 뻣뻣이 굳어버렸다

그 뒤로 내내

이 땅에서는 순정이란 순정은 다 굳어버렸다

그러나 이 땅 어디에도 어느 골창에도

개죽음이란 없다

그 죽음 쌓여 오늘의 모순에 이르렀다

성조기가 가장 잘 보이는 이 땅에서

일장기가 가장 잘 보이는 이 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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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육군대장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는 태평양미육군사령관이었다. 미군정(美軍政, 1945년 8월 15~1948년 8월 15일) 3년 동안 한국에 대한 미국의 기본통치 방침은 '맥아더 포고(布告)'에 집약되어 있다. '맥아더 포고'는 헌법이 없던 그 시절, 미군정 점령정책의 기본이 되는 법규로 활용되었다. 제1호는 "본관 휘하의 전첩군(戰捷軍)은 본일(本日) 북위 38도 이남의 조선지역을 점령함"이라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4·3에 대한 연루자들을 처벌할 때 적용한 법규는 맥아더 '포고 2'였다. 미국이 점령한 사이에 터진 4·3의 항거와 투쟁이 누구에 대한 항거였으며, 무엇을 위한 투쟁이었는가.

'권평권' 인천노조위원장은 미군을 환영하러 나갔다가 일본군에게 총을 맞아 죽었다. 미군은 점령군으로 이 땅을 밟았으며, 미군은 철저하게 일본군 편이었다. 미군은 한국인에 의해 조성된 좌파성향의 조선 인민공화국과 우파의 대한민국 임시정부도 일절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정부는 행정·입법·사법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제주농업학교에 설치된 미59군정중대 본부에도 성조기(星條旗)가 휘날렸다. 맥아더 장군은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유엔군총사령관에 취임하였다. 선글라스에 옥수수파이프, 팽팽한 모자에 잘 다린 바지로 상징되는 튀는 옷차림에 대해 70대의 5성 장군이 19살 소위같이 다닌다는 비판도 있었다. <김관후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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