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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재의 목요담론]지질과 문명의 작은 연관
김도영 수습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19. 08.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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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안은 시황릉과 병마용이 유명한 곳이다. 이곳은 수백년 동안 중국 여러 왕조의 수도였던 곳으로 옛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장소다.

시안이 있는 관중지방은 남쪽 및 북쪽의 산악지대의 중간에 위치한 대평원 지역이고, 황하가 주변에 흐르고 있어 기본적으로 농산물이 풍부하고 방어에 유리하여 고대 중국 여러 왕조에서는 패권을 위해 쟁탈전이 벌어졌고, 수도로 이용되었다. 현재도 인구가 1200만명 이상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진행되는 곳이다. 그동안 이곳은 관광도시로서 명맥을 유지하다가 최근에는 중공업을 촉진하여 중국 서부 개발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삼성 반도체 메모리 공장도 시안에 있다.

최근 중국 섬서성에서는 북쪽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질유산을 이용한 세계지질공원을 추진하고 있다. 필자는 이와 관련하여 지난 4월에 이어 지금 중국 섬서성 연안 지역을 답사하고 있다. 북섬서성 지역은 석유와 금속광물 등 자원이 풍부하여 일부 지역은 경제적 수준이 비교적 높지만, 산악지대는 농업 생산물이 다양하지 못해 삶이 조건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이 지역은 약 1~2억년 전에 형성된 사막 지형과 현생에서 만들어진 황토층이 우리나라의 1/3 만큼 광할하게 분포하며, 연평균 강우량도 500㎜ 정도로 많지 않고, 그나마 이것도 모래 알갱이로 구성된 땅속으로 스며들어 일부 하천을 제외하고는 영구 습지가 거의 없다. 이러한 이유로 논농사가 거의 없고, 밭 작물인 메밀, 수수, 그리고 옥수수 등이 주요 생산물이다. 식생도 건조하고 염분이 많은 지역에서 잘 견디는 종류로 한정되어 그 다양성이 높지 않다. 그러나 이들은 거친 자연환경 속에서도 특이한 황토문화를 일으켜서 근 2000년 이상 그 문화를 전승하고 발전해 나가고 있다.

연안 지역에서 켜켜히 쌓인 붉은 지층을 현지에서 적층(赤層)이라고 하고, 그 중 일부는 지형 모양에 따라 단샤지형(丹霞지형)이라고 한다.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사층리 무리가 100m 이상의 두께로 잘 노출된 곳이 많아서,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는 풍성층(風成層)에 대한 특성을 잘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이런 사암층이 풍화와 침식을 받아서 만들어진 자연 경관은 마치 원색의 수채화를 자연에 그려놓은 듯하여 새삼 자연환경의 다양함과 경이를 느끼게 한다.

병마용은 진흙을 구워만든 토기의 일종으로 이 지역에서 두껍게 쌓인 진흙층에서 그 원료를 조달한 것이다. 이는 황하가 상류에서 보내준 자연의 선물이다. 한편 반도체 제작에는 실리콘 원소가 필수인데, 이는 주로 석영에서 추출한다. 섬서 지역의 풍성층이 대부분 순도가 높은 석영 입자이지만 색이 붉은 색이라 반도체 원료로는 미흡할 수는 있어도 최첨단 반도체 제조 시설이 그 바닥에 석영이 주성분인 시안에 입지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여러모로 보아 시안과 연안은 지질학과 고대 및 현대 문명이 잘 어울어진 지오(Geo, 地悟) 관광지이다.

2020년 제주에서 열리는 세계지질공원 대회를 계기로 제주가 국제적인 지오관광지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지질유산이 우수한 북한 지역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를 바라며 제주에서 '백두에서 한라까지 지질공원'을 주제로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기대해 본다. <이수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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