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공공부문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

[특별기고] 공공부문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
  • 입력 : 2019. 08.30(금) 00:00
  • 김도영 수습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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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2010년 이후 제주로의 이주열풍이 불어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주택수요가 높아졌으나, 공공부문의 신규 개발사업 부진으로 민간에 의한 소규모 공급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비교적 규제가 적은 도심 외곽 자연녹지와 계획관리지역 위주로 개발이 이루어지다 보니 제주지역 부동산 가격은 급격히 상승하였고, 생활여건이 불량한 다가구·다세대 주택들이 들어서면서 준공후 미분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 주택 대신 민간 위주로 주택 공급이 이루어지다 보니 서민들의 내집마련에 대한 꿈은 더욱 어려워 졌다. 일례로 신혼부부에게 4억~5억짜리 미분양 주택을 사라고 한다면 10년 연봉을 한푼도 안써도 살까 말까 한다. 우리의 자녀가 5000만원 정도로 시작하여 5~10년안에 주택을 소유할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생각해 볼 문제이다. 제주 인구유입 급감과 청년층 이탈, 결혼기피 현상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제주사회의 미래지향적 생각으로 서민의 고충도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

최근 제주도는 그간의 주택정책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주거안정 및 주거 수준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주특별자치도 주거종합계획(2018∼2027)'을 수립하였고, 실행방안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택지공급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신규주택 수요를 10년간 연평균 7000∼1만1000천호로, 그 중 장기공공임대주택은 연평균 1000호로 추정했다. 이에 따른 택지소요량은 연평균 약 1.0∼1.4㎢이다. 이는 매년 삼화지구 규모의 택지를 공급해야 나올 수 있는 수치다.

장기공공임대주택은 단순히 물량으로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 지역·세대·계층별 수요를 고려하고 주거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부문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으로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 LH 등 공기업을 적극 활용할 필요성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LH는 서귀포 혁신도시 등 총 9개의 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하여 총 2만9000세대, 9만6000명이 LH에서 만든 도시에서 살고 있다. 이는 제주인구의 약 15%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LH가 도민들의 주거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그러나 2006년 서귀포시에 혁신도시 개발사업 이후 작년에 지정된 제주김녕 공공주택지구(10만8000㎡) 이외에는 이렇다 할 도시개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도시개발은 막대한 자금과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사업으로 긴 안목으로 계획하고 추진해야 한다.

얼마 전 당정협의를 통해 발표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 해소방안의 일환으로 LH의 공공사업을 통해 도시공원 조성과 더불어 임대주택을 확보하는 방안을 수립하였는데 이를 활용할 경우 지역의 현안사업을 해결함과 동시에 주거복지 정책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제주도, LH를 비롯한 공공부문과 관계기관 등이 협력하여 제주의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좋은 정책을 발굴하고 대처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희수 LH 제주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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