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시작으로 두 자녀까지 2대가 함께 제주 바다와 육상의 안전을 책임지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제66주년 해양경찰의 날'을 하루 앞둔 9일 그 주인공을 만났다.
지난해 3월 22일 오전 7시 29분쯤 서귀포시 성산항 소재 도항선 선착장 부두에 정박 중인 연승어선 A(29t)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현장 지휘에 나섰던 고용철(59·경감) 서귀포해양경찰서 성산파출소장은 현장에서 낯익은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고 경감의 첫째 딸이자 동부소방서 성산119센터 소속 고은희(32)씨가 불을 끄기 위해 출동한 것이다.
고 경감은 "화재를 진압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면서도 "상황이 종료된 뒤 30m 떨어진 곳에서 은희가 화재 진압하는 모습을 떠올리니 가슴이 뭉클했고, 무척 자랑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고 경감은 1987년 7월 해양경찰 순경으로 입문해 제주해양경찰서, 통영해양경찰서, 제주지방해양경찰청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성산파출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딸 은희씨는 지난 2013년 소방에 발을 들였고, 막내아들인 고동균(28)씨도 2015년 해양경찰 시험에 합격, 현재 제주해경서 수사과에 근무하고 있다. 아버지를 시작으로 두 자녀들까지 도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고용철 경감 가족사진
육상에서 16년, 함정에서 16년 총 32년을 해경에 몸 담은 고 경감은 이 기간 동안 30여척의 중국어선 나포, 조난선 60여척을 구조했다. 또 지난해 제주청 주관 우수파출소 평가에서 도내 6개 파출소 가운데 1위를 차지했고, 대통령 표창도 받는 등의 성과를 일궈내기도 했다.
고 경감은 "32년 해양경찰에 몸담아 어렵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자부심과 보람이 있었기에 오늘에 이른것 같다"며 "1년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지역주민들과 소통하하며 마지막 날까지 국민에게 봉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