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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경의 문화광장] 당신은 어떠한 온도를 좋아하시나요?
김도영 수습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19. 09.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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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뜨겁고 갈증 나던 여름날도, 귀찮던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지고 풀도 울며 돌아간다는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면서 나도 모르게 시원함이 좋아지는 체감을 한다. 하루아침에 가을이 성큼 다가와 밤새 기온이 내려 풀잎에 이슬이 맺히는 백로(白露, 흰 이슬)라 했나보다. 저 멀리 풀벌레가 울기 시작하면 제비도 돌아가고 들판의 나락도 어느새 빛깔이 나날이 바꾸기 시작하는 정말 계절이 바뀌는 때임을 알린다. 벌써 뇌리에 스치는 것은 잠자리가 날아드는 누런 벼가 생각나고, 코스모스와 어우러진 갈대숲과 억새밭, 빨갛게 달아오른 새콤달콤한 오미자와 보랏빛 머루, 황금빛 감귤 밭의 향기도 가을을 대표하는 풍성한 체감 온도이다.

이러한 감성을 나만의 온도로 표현하면 얼마 정도로 표현하면 좋을까? 추석 때는 고향이 주는 감성을 충전하기 위해 멀다 않고 찾아드는 곳이 부모의 품이고 고향이고 조상의 땅이다. 허리가 구부러진 노인네들이 해마다 목숨을 바꿔가며 가꾸어 놓은 여러 작물을 살림살이로 내어 주기 때문에 사실 감사함과 기대되는 때이기도 하다.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넘치면 넘치는 대로 가족들의 입에 들어가면 행복의 온도는 높아져가는 것이고, 외양간의 녀석들도 호강을 하는 그런 따뜻하고 포근함이 흐르는 것이 생각만 해도 풍성한 계절이다. 하지만 농사는 해마다 밭에 따라 얼마만큼 거름을 잘 주고 손을 봤느냐에 따라 태풍을 동반한 기후변화에 따라 착하게도 보답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는 것이 흙이고 자연물이다.

절기 백로에는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고 한낮에는 햇살이 뜨거워 오곡이 여물기 좋은 최상의 온도라고 한다. 그래서 비가 적당하게 오면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천석(十里千石)을 늘린다'고 하지만 큰비가 오면 다 자란 곡식이 쓰러질 수 있어 오곡이 겉에만 여문다하여 단물이 빠져 낭패를 볼 수 있다고도 한다. 백로는 참으로 중요한 절기인 듯하다. 대농풍작의 기로에서 기쁨의 온도를 높이느냐 실망의 온도를 줄이느냐를 결정하니 말이다.

자연적인 현상에서부터 인간이 느끼는 감성을 온도로 표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온도를 찾으려고 하는 과정에서도 삶의 희망이 되고 포기보다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내면적 심리온도를 조절할 수 만 있다면 이것 또한 경이로운 일이 아닐까….

최근 베스트셀러 이기주 작가는 언어에도 온도가 있다고 말한다. 어떤 온도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현대인에게 공감을 받고 있다. "언어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습니다. 따뜻함과 차가움의 정도가 저마다 다릅니다. 무심결에 내뱉은 말 한마디 때문에 소중한 사람이 곁을 떠났다면 '말 온도'가 너무 뜨거웠던 게 아닐까요. 한 두 줄 문장 때문에 누군가 당신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았다면 '글 온도'가 너무 차갑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참으로 멋진 문구이고 공감 가는 언어 표현이다.

자연을 통해 삶을 통해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무엇인가에 대한 온도에 대해 언급해 보았다. 따뜻한 언어를 듣기가 쉽지 않은 사회에서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행동과 표정까지 진정한 마음의 온도를 담아낸다면 더욱 행복한 사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노미경 (사)한국스토리텔링작가협회 제주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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