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언의 건강&생활] '자살예방의 날'을 맞이하여

[강지언의 건강&생활] '자살예방의 날'을 맞이하여
  • 입력 : 2019. 09.11(수)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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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에서 제정한 '세계자살예방의 날'이다. 자살문제 예방대책을 마련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함께한 결과 '201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건강자료 및 2017년 사망원인통계' 자료를 중심으로 국내외 자살현황을 분석한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자살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는 있으나 아직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5.8명으로 OECD회원국 평균(12.0명)의 두 배를 상회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지속적으로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했으며, 최근 통계 기준 자살률이 리투아니아(26.7명)에 이어 매우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최상위권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 추이를 살펴보면 2011년 인구 10만 명당 33.3명을 기점으로 매년 조금씩 감소하는 양상이여서 그나마 다행이다.

제주도의 상황은 더 심각하여 2017년 자살률은 26.7명으로 172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2016년 대비 2017년 연령표준화자살률은 대부분 광역시도에서 감소세를 보였지만 제주도의 경우 9.0%로 최고치 증가율을 기록했고, 2위인 전북(5.3%)과 3위인 대구(4.9%)의 증가율보다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제주도 남성의 사망 원인 2위가 자살인 점도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이다. 자살 원인은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가 가장 많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뒤를 이었으며, 질환 등으로 인한 신병 비관, 가정불화, 직장문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70세 이상 노인이 가장 많았고 매년 증가 추세다. 제주도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서로를 보살피는 공동체의 기능이 많이 줄어든 것이 한 몫 하는 것 같다. 노인 자살률이 높은 것은 노인 인구의 증가로 홀로 생활하는 노인이 늘면서 '경제적 빈곤'을 호소하다 극단의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WHO는 자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국가차원의 자살예방 전략을 개발하고, 지역별로 다층적인 개입이 이루어질 때 상승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 '정신건강종합대책'이 발표돼 2020년까지의 자살예방에 대한 정책 목표와 추진전략이 제시된 바 있다. 더불어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국정과제에 포함시키며 자살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천명했고, 2018년 1월 중앙정부가 국가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자살예방 전략을 담은 구체적 실천과제인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제주도에서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과 조례에 의거해 2017년부터 '지방자치단체 자살예방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자살예방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자살 예방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심폐소생술교육으로 심정지 환자의 절반 이상을 구하 듯 자살예방교육이 자살자의 절반 이상을 구할 수 있다. 자살고위험군 위기관리 사업, 자살예방 교육, 자살예방 전문가 양성 등 사회적 기반이 구축돼야 하고, 최근 급증하는 노인 자살을 막기 위해 보건·복지를 제공하는 사회 안전망이 더 촘촘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도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일이다. <강지언 제주특별자치도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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