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민의 목요담론] 지역자원과 주민이 주인공인 ‘우리동네 축제’

[강성민의 목요담론] 지역자원과 주민이 주인공인 ‘우리동네 축제’
  • 입력 : 2019. 09.19(목)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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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웠던 여름을 지나 서서히, 밤이 되면 찬바람도 부는 가을 향기가 느껴지는 시기가 되었다. 여름밤, 일상에 지친 시민들은 도심 속 휴식 공간을 찾게 된다. 이중 공원은 바쁜 시민들이 언제나 쉬어갈 수 있는 휴식처의 기능을 한다. 서울에서는 한강에 있는 공원과 작은 숲들, 부산에서는 부산시민공원, 이곳 제주시에서는 아마도 시민복지타운이 아닐까 싶다.

시민복지타운 내 공원은 제주시 내에서 다양한 인원이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많지 않은 녹지 공간 중 하나다. 그새 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모습도 달라진 게 눈에 띈다. 예전에는 잔디광장에 설치된 분수를 보기 위해 아니면 공원을 산책하러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자신들의 그늘막과 간단한 간식 등을 가지고 와 가족과의 시간, 친구와 만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요즘 말로 일상의 '소확행'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많아진 모습이다.

한편, 올여름 이도2동주민센터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치러지는 문화행사와 달리 색다른 문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지역자원인 시민복지타운 내 공원을 활용, 이도2동 주민이 참여하는 문화행사를 기획해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제공했다. 현재 각 지역에서는 주민이 내는 세금을 이용해 유명가수와 연예인이 공연하는 축제들이 유수히 치러지고 있다. 유명가수의 이름만 다를 뿐, 지역의 색깔을 담아내지 못하거나 지역의 문화인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8월 3일부터 17일까지 토요일마다 세차례 진행되었던 '시민복지타운 문화가 흐르는 밤'에서는 그간 주민센터에서 진행했던 문화 프로그램과 이도2동의 문화예술인, 제주지역 뮤지션의 공연을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전문성과 인지도를 떠나 참여했던 주민들이 뿌듯해 했고, 찾아온 시민들이 연신 '앵콜'을 외칠 만큼 즐거워했다. 또한, 공원에서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체험프로그램과 플리마켓, 돗자리와 캠핑의자를 대여해 관객의 편의성을 더했다. 이도2동 주민과 제주시민에게 문화공간으로서의 '공원'을 돌려준 여름이었다.

소위 주민들이 내는 세금을 '혈세'라고 한다. ‘혈세’가 낭비되지 않게 주민이 참여하는 즐거운 문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기획돼야 한다. 이를 통해 지역의 문화 활력화와 지역 공동체의 회복이 이뤄지고 시민의 문화공간으로서 '공원'이 더욱 빛날 것이다.

다음 해에도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시킬 것이다. 주민 주도로 설계되고 문화 역량을 강화해 지역의 주민들이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문화공연,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콘텐츠로 담아내고자 한다. 또한 시청 대학로, 도남동 지역의 상권과 연계해 상권에서도 참여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든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건강한 행정, 주민자치의 힘, 인적·공간적 지역자원 활용이라는 뿌리 위로 제주시 대표 축제로 거듭나도록 추진할 것이다.

가을의 기운이 성큼 다가왔다. 계층 간의 격차, 세대 간의 격차가 심해지는 요즘 개인의 생활을 강조하는 '혼족, 혼라이프'라는 말이 대세라고 한다. 내년 여름, 동네 이웃이 모이고, 공원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행복하고, 공동체가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가는 '문화마을'로서의 이도2동을 기대해 본다. 이런 과정에 지역 도의원으로서 늘 함께 할 것이다. <강성민 제주특별자치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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