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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후 작가의 시(詩)로 읽는 4·3] (26)현무암은 왜 우는가-4·3 추념일 68주년 아침에(서해성)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입력 : 2019. 09.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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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널린 현무암에 어째서 구멍이 많은 줄 아는가.

한날한시에 모여서 운 여인들 눈물 자국에 파인 까닭이다.

제주에 널린 유채꽃밭이 어째서 한날한시에 노랗게 피어나는 줄 아는가.

잊어도 아주 잊지는 말아다오

돌 틈 사이에서 부르는 까닭이다.

제주 중산간 새별오름 지나 이달봉이 어째서 촛대봉을 품고 사는지 아는가.

한날한시에 촛불 한 자루 올려 달라

바위손 모아 비손하는 까닭이다.

송악산 밑 알뜨르비행장 백조일손지묘가 어째서 백조일손지묘인지 아는가.

한날한시에 죽은 아방 어멍 한날한시에 돌아오고도 싶은 까닭이다.

제주에 널린 현무암이 어째서 구멍 숭숭 우는 줄 아는가.

한날한시에 쓰러진 바람이 죽은 자들 이름을 여적지 숨어 부르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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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암(玄武巖, Basalt)은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암석의 일종으로 거무스름한 색이 특징적이다. 송송 뚫린 구멍을 기공(氣孔)이라고 한다. 용암이 식을 때 가스가 빠져나온 흔적이다. 그 기공이 바로 시인의 눈에는 여인들의 눈물 자국으로 파인 것으로 보았다.

백조일손지묘(百祖一孫之墓)'는 조상은 백 명 자손은 하나인 무덤이다. 모슬포경찰서 관할 양곡 창고에는 예비검속으로 1950년 7월 초부터 붙잡혀온 347명의 무고한 양민들이 수용되어 있었다. 1950년 8월 20일(음 7월 7일) 밤중에 이들 중 250명 가량을 창고에서 끌어내어 섯알오름 기슭에서 새벽 2시와 5시경에 61명, 149명으로 나누어 총살하였다. 백조일손희생자란 이 때 희생된 210명~250명 중 1956년에 발굴되어 현 묘역에 안장된 132명을 말한다. 시신의 신원을 구별할 수 없어 132개의 칠성판에 큰 뼈를 대충 수습하여 현재의 묘지에 이장했다. 1959년 5월 8일 묘역에 위령비를 건립하였으나 5·16 군사쿠데타 이후 4·3사건은 북한의 사주에 의한 폭동으로 규정하고 부수어버렸다. 전두환 정권 때 교과서는 4·3사건을 폭동사건으로 지칭하며 공산 무장폭도가 국정을 위협하고 질서를 무너뜨린 남한교란 작전 중 하나라고 서술했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반공법과 국가보안법과 같은 연좌제로 인해 감시받고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았다.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시민사회에서 4·3진상규명을 요구해오며 4·3특별법이 제정되고 세상에 제대로 빛을 보게 되었다. 1993년 8월 24일 새로운 위령비가 묘역에 건립되었으며 2007년 12월 31일에는 섯알오름학살터가 정비되어 2008년부터는 음력 7월 7일에 학살터인 섯알오름에서 백조일손유족회와 만뱅디유족회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합동위령제가 열리고 있다. 만뱅디유족회는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한림수협창고와 무릉지서 수용자 60명이 먼저 학살당하였는데 이들과 관련된 유족들의 모임이다.(김관후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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