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애의 한라칼럼] 심리적 자본

[우정애의 한라칼럼] 심리적 자본
  • 입력 : 2019. 10.08(화)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태풍이 연이어 제주를 강타한 후 그래도 건재하게 버티고 있는 나무들을 보며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의 마음과 그 깊이를 생각하게 된다. 깊이 뿌리 내린 저 고목나무처럼 인간의 심리적 뿌리가 탄탄하려면 우린 마음의 기초를 어떻게 닦아야 하는 걸까?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배우게 되는 점을 꼽으라면 '나'를 돌아보게 된 점이다. 이는 상담 장면에서 문제해결에 조력하며 터득된 것으로, 삶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인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나'에 대해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살아갈 때 자신이 가질 수 있는 많은 것을 놓치고 상대를 힘들게 한다는 점을 느꼈기 때문이다.

물질적 자본 못지않게 심리적 자본의 중요성이 점점 더 크게 요구되고 있지만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현재와는 반대로 심리적 결핍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청소년의 이상 행동, 기성세대조차 혼란을 겪고 있는 요즘,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걸까? 에 너무도 많은 답들이 있어 더 혼란스럽다. 그러나 그 답은 '나'로부터 시작될 것 같다. '나'의 무엇을 알아야 하며 그 결과 무엇을 얻게 될 것인가?

먼저 나의 무엇을 알아야 할까? 나를 안다는 것은 내가 가진 기질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에 녹아있는 무의식과 그리고 살아내는 동안에 형성된 '자기만의 상자'를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이 상자 속에 숨어있는 무의식 덩어리, 왜곡된 신념들이 일상생활에 수시로 올라와 나를 지배한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관계문제가 발생됐을 때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무의식, 왜곡된 신념과 관련짓기는 어렵다. 무의식, 왜곡된 신념들은 들춰 보기 전에는 자신에게 밀착돼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상담 장면에서는 이 무의식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악화될 수 있어서 방법을 달리할 뿐 무의식을 중요하게 다룬다. 개개인이 자기 자신이 만든 상자 속에 들어가 살고 있고 그 상자 안에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이 안을 드러낼 때 많은 저항에 부딪히기도 한다. 그러나 이 저항은 내적 고민 해결을 위한 과정이며 그 고민은 솔직한 자기 반응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로 상담을 의뢰하면 곧 자기 성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 '나'를 알게 되면 어떠한 것을 얻게 될까? 모두의 관심사인 자본에 대한 예를 들어보자. 경제적 자본의 힘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이 경제적 자본만큼이나 심리적 자본도 매우 중요하다. 예전에는'사람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즉, 유형의 자산이 무엇인가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무엇을 아는 가?'에 따른 경험, 아이디어 등 지식에 대한 습득이 중요해 졌다. 더불어 또 하나 중요한 자본으로 꼽히는 것이 관계, 네트워크다. '내가 누구를 아는가?'는 '누구와 연결돼 있는가?'인데 이는 관계, 네트워크인 것으로 내가 누구인가에 기반한 이해를 통해서 이뤄진다. 즉,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돼 있는가? 에 따라 네트워크가 달라지는 것이다.

심리적 자본은 성취를 향해 긍정적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그로 인해 동기부여가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무턱대고 갖는 자신감이 아니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돼 있는가? 이것이 심리적 자본의 핵심이며 잘 사는 방법은 '나'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말에 대한 확인이자 우리가 가져야 할 자본인 것이다. <우정애 제주상담학회장>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96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