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행불수형인 유족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4·3행불수형인 유족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8일 제주4·3 행불인 유족협의회 법원서 기자회견
지난 6월 재심 청구해 4개월 지났지만 '묵묵부답"
"유족 마저도 고령·병든 상황"… 조속한 재판 촉구
  • 입력 : 2019. 10.08(화) 17:19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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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희생자유족회 행방불명인 유족협의회(회장 김필문)는 8일 제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월 3일 제주4·3 행불인 유족 10명이 제기한 재심 청구 소송을 하루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상국기자

제주4·3 당시 행방불명된 수형인들에 대한 재심을 청구한 지 4개월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진전이 없자 유족 100여명이 제주지방법원 앞에 모여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행방불명인 유족협의회(회장 김필문)는 8일 제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월 3일 제주4·3 행불인 유족 10명이 제기한 재심 청구 소송을 하루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행방불명 수형인들은 70여년 전 불법적인 국가공권력에 의해 고귀한 생명을 무자비하게 희생 당해야 했다"며 "엉터리 재판으로 도민 2530명이 유죄를 선고 받고 상당수는 6·25한국전쟁이 발발한 뒤 형무소에서 학살되거나 행방불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6월 당시 자행됐던 불법적인 군사재판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지만 4개월이 지나도록 재판은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다"며 "재심을 청구한 유족들 마저도 나이들고 병들어 많이 쇠약해져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행방불명인 유족협의회(회장 김필문)는 8일 제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월 3일 제주4·3 행불인 유족 10명이 제기한 재심 청구 소송을 하루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상국기자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철희(59)씨는 "4·3 당시 아버지가 폭도로 몰려 재판을 받고 1949년부터 1956년까지 7년 6개월 정도 마산과 대전 등의 형무소에서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만 했다"며 "수형생활을 마치고 제주에 왔지만, 후유증으로 인해 병원을 전전해야만 했다. 또 나를 포함한 자식들은 연좌제에 걸려 직장도 제대로 잡을 수 없는 등 2차 피해를 받아야만 했다"고 말했다.

 행불인 유족협의회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제주지법에 조속한 재심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한편, 기존 10명 외에 391명을 추가로 발굴해 현재 선임된 변호사에게 전달했다.

 한편 지난 1월 17일 4·3수형생존인 18명이 청구한 재심 재판에서 제주지법은 "군법회의를 받은 2530명에 달하는 사람의 수와 개최일자 등 제반사정을 종합해도 단기간에 다수의 사람들을 정상적으로 재판을 진행했을 것이라 추정키 어렵다"며 당시 진행된 군법회의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공소기각'을 선고한 바 있다. 이어진 형사보상에서도 수형 사실을 인정, 국가가 총 53억4000만원의 형사보상을 지급해야한다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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