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혈액원 직원들 본업보다 잿밥에 신경

[사설] 제주혈액원 직원들 본업보다 잿밥에 신경
  • 입력 : 2019. 10.15(화)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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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건강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제주혈액원 직원들이 상당기간 다단계 판매를 해온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직원 운영규정을 어긴 채 혈액원 직원 3명 중 1명꼴로 다단계 판매활동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경고처분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습니다. 이는 국회 보건복지위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드러났습니다.

제주혈액원 특정감사결과 직원 36명 중 13명이 본인 또는 배우자가 다단계 판매원으로 등록 영리활동을 해왔습니다. 다단계는 하위 판매원을 많이 둘수록 돈을 버는 구조였다고 합니다. 본인과 하위 판매원의 영업실적에 따라 후원 수당을 챙겨왔습니다. 이들은 1년 4개월 동안 총 246회, 5100만원의 물품을 판매했고, 이 기간 모두 6000여만 원의 수당이 발생했습니다. 다단계 판매 가입기간은 짧게는 3년, 길게는 무려 13년 동안 종사해 왔다고 합니다. 판매행위는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이나 헌혈자가 있는 근무 공간에서도 버젓이 벌어졌다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이쯤되면 본업인 혈액원 업무 보다는 잿밥에 더욱 신경 쓴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이번 일을 결코 가벼이 여겨선 안되는 것은 혈액원의 중요성 때문입니다. 혈액원은 적절한 혈액관리와 수급을 책임져야 하는 곳입니다. 도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곳으로 철저한 근무기강이 요구된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장기간에 걸쳐 다단계 판매행위가 이어져 왔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근무기강이 허술하고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얘기입니다. 자칫 도민의 건강 불안감과 혈액 관리·수급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우려가 큽니다. 처벌규정을 강화하는 등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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