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화북 유배문화 행사를 보며

[열린마당] 화북 유배문화 행사를 보며
  • 입력 : 2019. 10.21(월)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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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듯, 흐느끼 듯 밀려들어 오는 파도. 그 옛날 오랏줄에 묶인체 유배지 포구로 오가는 사람들. 그들은 무슨 죄를 지어 이 곳 화북포구로 왔는지 그 곳에서 묵묵히 지켜본 포구는 알리라.

고려 초부터 조선 후기에 이르기까지 200여명의 유배인이 화북포구를 통해서 제주에 유배 됐다.

기록을 보면 1907년 9월 대한제국의 궁내부 대신이였던 박영효가 한일합방에 반대해 고종의 국새를 숨겼다 하여 친일파 이완용에 의해 정치상 불온한 인물이라는 보안법을 적용받아 제주도에 일년간 유배된 것이 역사적 마지막 기록인 것 같다.

고려 말 관몽군에 항거해 김통정 장군이 애월 고성에 진을 쳤고, 삼별초 난국을 평정하기 위해 관군 사령인 김방경이 애월포와 화북포로 양면상륙작전을 펼쳐서 이 난을 평정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 초에 영리한 세종에게 미련없이 왕관을 넘겨준 양녕대군이며 인조반정에 폭군 광해군이 유배돼 죽어서 돌아간 화북포구.

이들이 제주에 깨우친 삶과 문화가 유배 행사로만 그칠 게 아니라 유배인들이 남기고 간 고귀한 것을 찾아서 그들의 넋을 기리고 더 아름다운 제주를 빛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제주의 문화가 이 곳 화북포구에서 싹이 텃다고 해도 과도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 누가, 왜 이 곳에 오게 됐는지 현판을 제작해 지나는 관광객들이 쉼터에 앉아 쉬면서 화북포구의 가치를 알 수 있도록 현판을 세워주면 좋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화북 유배문화 행사는 너무나 좋았고, 혹시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충실히 보완해 내년에도 알찬 유배문화 행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형주 제주시 화북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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