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선의 편집국 25시] 외국인의 제주도 버스 여행

[유재선의 편집국 25시] 외국인의 제주도 버스 여행
  • 입력 : 2019. 10.24(목) 00:00
  • 유재선 기자 s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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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누군가 홀로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으레 버스 이용을 권한다. 섬이라는 지리적 조건에 결합된 간단한 노선은 처음 제주를 방문하는 여행객도 익히기 쉽기 때문이다. 거기에 제주도에서 제공하는 버스 애플리케이션과 정류장의 안내기도 편의성에 한몫 한다.

이러한 이유로 외국인 친구에게도 버스 여행을 추천했다. 버스를 타면 주요 관광지마다 외국어 안내 방송이 나오고, 정류장에 설치된 안내기는 영어·일본어·중국어를 포함한 4개 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앱은 외국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지만 노선이나 정류소 번호로 검색이 가능해 한국어가 서툴러도 괜찮아 보였다.

그러나 막상 버스를 이용하려 하자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안내기의 언어 서비스로는 해당 정류소에 정차하는 버스의 번호나 노선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앱이나 안내기를 통한 별도의 검색은 불가능했다. 정류소의 외국어 명칭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도에서 외국인을 위해 마련한 방법들을 뒤로 하고 다른 관광지에서와 마찬가지로 모국어 사이트를 이용해야 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7만8323명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약 78만명의 외국인이 제주를 방문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채팅 상담, 관광통역안내사 양성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3년 전국 최초로 제공한 버스정보안내기 영어 서비스나 지난 2월부터 운영한 4개 국어 서비스도 이 흐름과 결을 같이한다.

손쉬운 대중교통 이용은 관광지의 이점이 될 수 있다. 이미 갖춘 외국어 서비스를 장점으로 살리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만큼 조금 더 관광객의 눈높이에서 접근하길 기대한다. <유재선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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