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의 편집국에서] 제주경제, 총체적 위기로 치닫고 있다

[김기현의 편집국에서] 제주경제, 총체적 위기로 치닫고 있다
  • 입력 : 2019. 11.01(금) 00:00
  • 김기현 기자 g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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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먹거리 산업'들이 줄줄이 고전하면서 지역경제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올 상반기 1차산업이 마늘 양파 양배추 등 주요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은데 이어 하반기에는 가을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에다 감귤과 양식광어, 돼지고기 등의 가격하락으로 바닥세다. 여기에 건설경기 부진, 기대에 못 미친 관광산업 등까지 겹치면서 지역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현 시점에선 1차산업의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건설.관광업 역시 빠른 시일내 과거 호황을 기대키 힘들다는 전망이다.

최근 제주 주력산품인 양식광어, 돼지고기, 감귤에다 삼다수 등의 가격 하락세를 보면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쉽게 알 수 있다. '국민횟감'으로 불리는 양식광어는 수출감소와 소비시장 둔화로 작년부터 가격 하락세를 보이자 급기야 제주도는 사육중인 중간크기 광어(400~600g) 200t을 연말까지 수매후 폐기처리하기로 했다.

제주산 돼지고기도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되며 ㎏당 도매가격 4000원대로 급락세를 보였다.

제주의 대표 생산품인 삼다수는 시장 점유율 50%를 넘볼 정도로 유명세를 탔지만 2015년부터 줄기 시작하다 작년말 기준 39.8%까지 감소했고, 이달에는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브랜드 출시이후 처음으로 '1+1'행사를 진행할 정도다.

본격 수확을 앞둔 노지감귤은 올해 생산량이 전년보다 6만1000t이나 많은 52만8000t으로 예상되고 가을장마와 잇단 태풍으로 인한 품질 저하도 우려돼 가격 하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주 농업은 이미 마늘 양파 양배추 등의 가격 폭락으로 치명타를 입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최근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선언은 불투명한 제주농업의 미래를 더욱 위기로 몰아넣을 전망이다.

도내 건설경기는 최근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가 올 9월까지 집계한 결과 도내 종합건설사 신규 도급 공사는 404건, 계약 금액 3459억6500만원으로 도급액 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29.0% 감소했다. 이 중 민간공사 도급액은 1014억원(102건)으로 지난해 같 은기간 2086억원(125건)에 비해 51%나 감소했다. 관련업계는 민간공사 감소와 관련,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제주지역의 창업 열기도 시들었다. 올해 1~8월 도내 창업기업은 1만3582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281개에 비해 11.1%나 줄었다. 이는 건설업과 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경제위축 속에 창업자들이 창업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제주는 관광산업 수요에 힘입어 경제의 '균형'을 잡고 있다는 평가지만 관광업 역시 아직 활황을 예단하기엔 이르다. 사드사태 이후 급감했던 외국인 관광객이 올 9월의 경우 전년 동월에 비해 20% 이상 늘며 1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지만 국내관광객이 여전히 미진하면서 지역 관광경기는 여전히 썰렁하다.

제주경제의 위기는 최근 국내 경제 침체에 기인하지만 별도로 각 산업별 구조조정작업을 비롯한 선제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행정 관련단체 생산자 등의 각별한 분발을 기대한다. <김기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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