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과학계에 '한국 1호 생물종'으로 보고된 제주홍단딱정벌레에 대한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지도가 제주 연구진에 의해 완성됐다.

제주테크노파크(원장 허영호. 제주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는 우리나라 생물 가운데 전 세계에 알려진 최초의 생물 제주홍단딱정벌레(학명: Carabus smaragdinus monilifer)에 대한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지도를 완성했다고 19일 밝혔다.

미토콘드리아는 진행생물의 세포 안에 있는 세포 호흡을 담당하는 세포 소기관으로, 생명활동에 필요한 에너지 ATP(Adenosine TriPhosphate)를 합성하는 세포 호흡을 담당한다.

이번에 완성된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정보는 세계유전자은행에 관련 정보가 등록(등록번호: MN480425)됐고, 국제학술지인 'Mitochondrial DNA'에 게재가 확정돼 곧 온라인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제주홍단딱정벌레는 1847년 제주도 탐사를 통해 영국 군의관 아담스(A. Adams)가 발견한 것을 영국의 곤충학자인 테이텀(T. Tatum)이 세계 과학계에 처음 보고해 '한국 1호 생물종'으로 기록되고 있어 역사적인 의미가 큰 곤충이다.

제주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는 연구를 통해 제주홍단딱정벌레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는 1만 6737개의 DNA 염기로 구성돼 있으며, 13개의 단백질 암호화 유전자와 22개의 tRNA, 2개의 rRNA, 그리고 D-loop이라고도 불리는 조절영역(control region)까지 일반적인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체에는 DNA 바코드 연구의 시작을 알렸던 CO1 유전자를 비롯해 생물종의 계통유연관계를 밝히는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는 유전자들이 포함돼 있어 전 세계적으로 곤충은 물론이고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등 다양한 생물군에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는 우리나라에서 종다양성이 가장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상대적으로 유전자다양성에 대한 부분은 연구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생물다양성은 종다양성, 생태계다양성, 유전자다양성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최근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이 바로 유전자다양성이다. 환경의 변화나 질병 등이 발생했을 때 유전자다양성이 부족한 종은 상대적으로 생존할 확률이 낮기 때문에 유전자다양성이 부족한 종은 멸종 위기로 내몰리게 될 수밖에 없다.

정용환 생물종다양성연구소장은 "그동안 연구소에서 수행한 제주 생물자원의 유전학적 연구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연구결과를 내놓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제주의 생물다양성 연구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연구를 적극적으로 해나가는 가운데 나고야의정서에 따른 생물주권의 근거자료를 확보하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생물주권 분쟁을 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