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호 선미 인양 시작부터 난관

대성호 선미 인양 시작부터 난관
기상악화 인양 시도 4시간여만에 잠정 중단
숨진 선원 익사 추정 "화상 직접적 사인 아니"
사고 이틀째 수색 작업 선원 11명 여전히 실종
  • 입력 : 2019. 11.20(수) 18:46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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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호 선미(점선)를 인양 작업을 준비하기 위해 해경이 선미 쪽으로 접근하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제주해상에서 조업 도중 불에 타 선원 다수가 실종한 대성호의 사고 원인을 밝힐 조사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20일 오후 2시부터 제주대학교 실습선 아라호를 사고 해역인 차귀도 서쪽 76㎞해상에 투입해 통영선적 대성호(29t급)의 선미 인양을 시도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그러나 선체 인양은 기상 악화 등을 이유로 작업 4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6시15분쯤 잠정 중단됐다. 해경은 너울과 높은 파도로 요동이 많이 쳐 이 상태로 인양을 강행하면 선체가 파손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해경은 기술진과 협의 후 다시 인양을 시도할 지 검토하고 있다.

대성호는 화재로 두동강 난 후 전복했다. 현재는 선미(선체 뒷부분)만 해상에 떠 있고 선수(선체 앞부분) 등 나머지 선체는 모두 유실됐다. 해경은 남은 선체의 유실을 막기 위해 선미에 부의(물에 뜨는 장비)를 설치해 고정해 놓은 상태다.

 대성호 설계도면상으로는 통신장비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등 주요 전자기기가 있는 조타실을 중심으로 앞쪽에는 어창(어획물 보관창고) 5개와 탱크 등이, 뒷쪽에는 선원 침실과 조리실, 탱크 등이 있다.

 해경은 대성호 선미를 인양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선박기술협회, 제주도소방안전본부와 함께 정밀 감식에 나설 계획이다.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성호 선수는 불이 난 뒤 유실돼 어디에 있는지 그 위치를 알 수 없는 상태다. 사고 해역의 수심은 약 80m다.

 해경은 어군탐지기와 음파탐지기를 이용해 대성호 선수를 찾고 있다. 수중 수색에 더 용이한 해군의 무인잠수정(ROV)은 현재 바다에 추락한 독도 소방구조헬기를 찾기 위해 독도 해역에 투입된 상태여서 당분간 대성호 선수 수색 작업에는 투입하기 힘든 실정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선수까지 모두 인양해야 밝힐 수 있다.

 숨진 선원의 부검 결과도 사고 원인을 밝힐 주요한 단서 중 하나다.

 이날 오후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진행된 1차 부검 결과 전날 차귀도 해상에서 발견된 대성호 선원 김모(60·경남 사천)씨는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다. 시신은 이미 발생한 불에 짧은 시간에 노출돼 얼굴과 팔 등에 2∼3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화상이 직접적인 사인은 아니라고 해경은 전했다. 김씨는 발견 당시 검은색 내의 상의와 얇은 운동복 하의를 입고 있었다. 작업복이 아닌 편안한 복장을 하고 있었고,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잠을 자거나 휴식 중일 때 불이 난 것으로 해경은 추정했다.

 한편 대성호는 지난 8일 오전 10시 38분 경남 통영항에서 12명의 승선원을 태우고 출항했다. 이후 19일 오전 4시15분 대성호에 달린 선박자동식별장치(AIS)에서 마지막 신호가 잡힌 뒤 끊겼으며 3시간 뒤인 오전 7시5분쯤에는 인근 어선이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불에 타고 있는 대성호를 발견해 신고했다. 해경과 해군 등으로 구성된 수색팀은 실종자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사망한 김씨를 제외한 나머지 선원 1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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