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산업 예산 무너지는데 원희룡 지사는 '딴소리'

1차산업 예산 무너지는데 원희룡 지사는 '딴소리'
26일 농수축경제위원회, 내년도 예산안 심의
처음으로 10% 이하로… 의원들 우려 목소리
  • 입력 : 2019. 11.26(화) 17:07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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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고용호)는 26일 제주도 농축산식품국과 농업기술원, 축산진흥원, 동물위생시험소를 대상으로 '202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을 심의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 전체 예산에서 1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10%대 마저 무너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고용호)는 26일 제주도 농축산식품국과 농업기술원, 축산진흥원, 동물위생시험소를 대상으로 '202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을 심의했다. 이날 의원들은 2012년 13.6%에 달하던 제주 전체 예산 대비 1차산업 비율이 내년에 9.7%로 급감한 것에 우려감을 드러냈다.

 송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남원읍)은 "1차산업 종사자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0%가 무너졌다. 특히 감귤과 축산 관련은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최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시정연설에서 '농어업인의 소득과 미래가 커지는 예산'이라고 밝혔는데 이게 실현이 가능한 예산이냐"고 따졌다.

 김경학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구좌읍·우도면)은 "해양수산 부문(24% 감소)보다는 농업 부문은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차산업 예산 비중이 갈 수록 떨어지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내년도 예산편성 과정에서 민간보조금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를 보면 유독 1차산업 분야 미반영 사업이 많다. 전체 수정가결 및 부결된 사업 비율은 5.9%인데 반해 1차산업은 9.4%"라며 형평성 논란을 제기했다.

 무분별한 농업용 지하수 이용으로 인한 '유수율' 하락도 문제로 지적됐다. 유수율이란 공급한 물의 총량 가운데 누수된 양을 제외한 실질적인 사용량을 말한다.

 조훈배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안덕면)은 "제주도 전체 농업용 지하수 관정 916개 가운데 30년 이상 노후 관정이 209개다. 이로 인해 농업용 지하수의 유수율은 38%에 그치고 있다"며 "계량기가 없는 관정도 많아 밭주인끼리 순서를 정해 24시간 물을 퍼내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지하수 보전이나 염분 침투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학 의원도 "지하수를 대체할 수 있는 빗물이용시설을 늘려야 한다"고 첨언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전체 예산 중 1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것은 인정한다. 다만 전년대비 '금액'으로만 보면 300억원 증가한 것"이라며 "농업용 지하수와 관련해서는 현재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만간 개선에 나서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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