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고통 외면 말라"… 이방인 사제가 제주에 띄운 메시지

"나무의 고통 외면 말라"… 이방인 사제가 제주에 띄운 메시지
천주교제주교구·제주역사문화진흥원 에밀 타케 신부 조명 작업
심포지엄·성화 등 미술 기획전… 타케 식물 채집본 전시장 공개
  • 입력 : 2019. 12.04(수) 19:01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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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영 작가가 그린 에밀 타케 신부 묵상 작품 중 일부.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로 제주에서 13년을 살았던 에밀 타케 신부(1873∼1952). 그 기간 7000점이 넘는 식물을 채집한 타케 신부는 제주가 왕벚나무 자생지임을 처음 세상에 알렸고 일본에서 건너온 온주밀감 14그루를 제주 사람들에게 나눠 주며 오늘날 제주 감귤산업의 토대를 마련했다.

천주교제주교구(교구장 강우일)와 (사)제주역사문화진흥원(이사장 강만생)이 '제주학의 선구자' 타케 신부를 조명하는 사업을 벌인다. 이달 7일 오후 2시 동광성당에서 '에밀 타케 신부의 업적과 가치 전승' 심포지엄에 이어 13~22일에는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것입니다'란 제목을 전시를 연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천주교 제주교구 부교구장인 문창우 주교가 기조강연하고 제주학연구센터장을 지낸 박찬식 박사,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 황태종 천주교제주교구 선교사목위원장이 발제를 맡는다. 강시영 전 한라일보 부국장, 송관필 제주생물자원연구소장, 황종열 두물머리복음화연구소장은 토론에 나선다. 타케 신부의 제주 사목활동, 식물학 연구와 제주 식물의 가치 전승 방향, 생태영성에 비추어 본 발자취 등을 살필 예정이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것입니다'는 기후변화와 산업화에 따른 환경 문제에 직면한 현대인들에게 타케 신부의 상징성과 그 의미를 새겨보는 전시다. 이 땅의 수많은 생명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우리 모두와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며 인간의 모습을 성찰해 새 하늘 새 땅으로 가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정미영 작가는 110년 전 홍로본당(현 서귀포성당) 시절의 타케 신부를 떠올릴 수 있는 묵상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강정효(사진), 박안자(동화), 리투아니아의 아그네 라티니테(미니어처, 그림), 이승수(설치미술), 전영일(빛조각), 전홍식(도판화), 허정숙(한국화) 작가도 타케 신부와의 만남을 이끈다. 서울대 산림과학부 장진성 교수의 도움으로 한국 식물분류학 발전의 터전을 마련한 식물학계 거목 이창복 박사가 에딘버러 영국왕립식물원에서 가져온 타케 식물 채집본 20여 점도 공개된다.

개막 행사는 첫날 오후 5시. 천상의 목소리를 지닌 천주교 제주교구 소년소녀합창단 쁘로파체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문의 064)726-6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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