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제주 전통문화상품, 호미를 잇는 잇템 되려면?

[열린마당] 제주 전통문화상품, 호미를 잇는 잇템 되려면?
  • 입력 : 2019. 12.09(월)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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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의 기세가 대단하다. 영상과 음악으로 우리문화를 접한 외국인들은 그 안에 담겨진 우리의 생활, 물건, 한국어까지 관심을 넓혀가고 있다. 전통농기구인 호미가 아마존에서 농기구 판매 톱10에 오르는 특이한 상황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미 세계 각지에서 한국산 제품은 각광을 받고 있다.

반도체와 휴대폰 등 최첨단 상품의 각축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매일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고 서로가 최초임을 자랑한다. 그러나 전통문화는 전선에서 후방에 위치하고 있다. 새것을 개발할 필요성이 적다. 옛것을 지키고 계승하는 것이 가장 큰 소임이다.

하지만 전통문화가 동막골이 되어서는 안된다. 최전선의 상황을 모르고 함께 패망할 수는 없을 터, 끝나지 않을 전쟁에 힘을 보탤 필요는 있다. 우리는 전통문화와 물건들을 가볍게 여기고,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타국의 그것들로 우리생활을 대체하여 왔다. 그동안의 호미처럼. 하지만 우리는 전통문화 계승과 발전을 위해 새로운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제주에는 타 지역과는 차별화된 전통상품이 가득해 경쟁력이 충분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통문화 계승자들은 1인이 제작과 판매를 모두 담당하는 영세 소규모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제주 전통옹기를 제작하시는 분이 조달청의 업체 등록과 상품 기준을 작성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어 제주지방조달청 직원이 방문하여 등록과 작성을 도와드렸고 나라장터에 상품을 등록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수고로움이 판매와 연결되지 못하면 허사가 될 수 있다. 전통문화 상품은 해외출장이나 외국 손님이 방문할 때 선물로 제격이고, 홍보물품으로도 매일같이 신제품이 나오는 값싼 외국 전자제품보다는 좋지 않겠는가? 전통문화를 계승하시는 분들이 '독짓는 늙은이'가 되지 않도록. <안재영 제주지방조달청 물자구매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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