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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찬미의 한라칼럼] 존재의 무게와 그 책임감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19. 12.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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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며 온라인 사전 딕셔너리닷컴에서는 금년 가장 많이 회자된 단어로 'existential(실존적)'을 선정했다. 주로 철학적 관념으로 쓰이던 이 말이 일상 대화 중 실존적 위기나 위협으로 자주 등장했다는 것은, 이 시대의 사람들이 상당히 본질적 차원의 고민에 빠져 있음을 말해준다. 이 단어는 주체적 존재로 살아가는 것을 뜻하므로, 인생의 주인공이 나 자신이어야 비로소 이 세상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인생관을 논할 때에도 함께 언급된다. 흔히, 내 삶을 내가 이끌지 못하고 엄혹한 세상의 지배를 당할 때 우리는 이 실존적 위기에 처했다고 말하게 된다.

필자도 올 한 해 지나온 시간을 되새겨 보니 이 위기감과 불안에 사로잡혔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나를 둘러 싼 이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가 않았다. 사회 지도층과 위정자들이 이해득실만 따져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리다 우기며 다투는 것이 더 이상 놀랍지 않고, 그 축소판으로 어느 조직에서나 권력을 쥔 소수가 중요한 문제들을 경솔하게 결정하는 모습이 이제는 익숙해져 버렸다. 더 큰 힘을 가진 이들의 부조리한 행동이나 무심한 언사로 우리 삶이 좌지우지 되는 것을 경험할 때마다 우리는 무력감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자신의 책무를 성실히 수행한다 한들 세상이 바로 알아주지 않으니 진심과 노력의 가치를 더 이상 믿지 않게 돼버릴 여지마저 있다. 그럼에도 믿음을 지키는 이들은 아직 순진무구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게 과언일까.

그런데 몇 년 전 유학을 떠났던 후배로부터 온 최근 문자 한 통이 이 냉소적 태도를 예기치 않게 뒤바꾸어 놓았다. 예전에 그 후배에게 건넸던 내 위로 몇 마디가 현재 외롭고 고된 유학 생활 중에도 여전히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소식을 뜬금없이 듣게 된 것이다. 정작 나 자신은 잊고 있던 기억을 그 친구가 많이 의지했었다고 뒤늦게 알게 되니 내 말과 행동의 잠재적 파급력에 새삼 놀라게 됐다. 즉,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쳐 왔던 언행들이 타인의 삶에 나비효과를 일으키며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는 사실을 간과해 왔음을 무섭게 깨달았다. 알고 보면, 우리는 수동적이며 하찮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소소한 행동과 말 한마디로도 이 세상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대단한 힘을 행사해 온 굉장한 존재라 할 수 있다. 아울러 본인 몸짓으로 일으킨 그 바람도 언젠가는 부메랑이 돼 자신을 향해 불어오게 마련이다. 그게 훈풍이 될지 돌풍이 될지는 바로 자신의 몫이니 책임감이 더 중해질 수밖에 없다.

이제 한 해를 정리하는 문턱에서, 우리 모두가 지나간 사소한 행동이더라도 그것이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또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으로 이 사회를 더 위기와 혼란에 빠트리진 않았는지 되묻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자신의 존재를 시시하게 만들어버린 '나 하나쯤'이란 안이한 태도는 묵은 한해와 함께 떠나보내야 한다. 이제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감 있는 행동과 더불어 중량감 있는 존재로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겠다는 다짐이 많은 이들의 새해 포부가 되기를 바란다. <고찬미 한국학중앙연구원 전문위원·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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