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만족도 1위… 사회적 약자는 '남의 일'

대중교통 만족도 1위… 사회적 약자는 '남의 일'
23일 제주도민 인권실태 조사 결과 발표
노인·장애인·다문화가정 인권침해 장소
"대중교통 이용했을 때 가장 많아 겪어"
  • 입력 : 2019. 12.23(월) 17:19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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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대중교통 이용자의 만족도가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작 이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에게는 '남의 일'로 여겨지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인권과 복지사회를 위한 정책포럼' 등은 23일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322호에서 '제주도민 인권실태와 정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권영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19년 제주도민 인권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는 일반도민 300명, 노인 99명, 다문화가정 92명, 장애인 110명, 행정기관 102명, 시설종사자 100명 등 도민 903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조사를 진행, 도출된 것이다.

 조사 결과 사회적 약자가 대중교통(택시 포함)을 이용했을 때 가장 많은 인권침해나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험 장소를 묻는 질문에서 노인 29.3%, 다문화가정 21.7%, 장애인 29.1%로 문항에 있던 8개 장소 가운데 대중교통이 가장 많이 꼽혔기 때문이다.

 제주시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A(84) 할머니는 "무릎이 좋지 않아 승·하차시 다른 사람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좌석에 앉기 전에 버스가 출발해 몸이 휘청거리는 것은 다반사고, 심지어 기사가 빨리 타라며 소리를 지르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 관계자는 "버스와 보도간 거리, 정류장 시설 문제 등으로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최근 도입된 저상버스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24%가 장애인 승차가 어려운 지점에 정차했고, 그나마 탑승한 후에도 휠체어를 고정하지 않거나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사례도 34%나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권영호 교수는 "취약계층별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문제 해결, 가이드라인 제시, 사후관리 등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인권침해나 차별금지를 위한 조사구제 행정이 가장 필요한 시책으로 조사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 20일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2019 대중교통 시책평가'에서 이용자 부문 1위, 서비스 부문 2위, 행정 및 정책지원 부문 3위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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