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 새해엔 웃으면서 장사할 수 있었으면…"

"경자년 새해엔 웃으면서 장사할 수 있었으면…"
2019년 마지막 장 열린 제주시민속오일시장
27일 장 섰지만 김장재료 구매 손님·관광객만 '반짝'
배춧값 ↑ 감귤값 ↓… "경기 불황으로 한숨만 나와"
  • 입력 : 2019. 12.29(일) 17:01
  • 김경섭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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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올 해 마지막 오일장이 열린 제주시민속오일장에는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이 찾아 활기로운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강희만기자

"올해는 힘들었지만, 내년엔 웃으면서 장사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지난 27일 열린 올해 마지막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은 유례없는 가을장마와 연이은 태풍 등 기상 이변에 따른 농작물 피해로 채소와 과일의 소비가 줄어들어 상인들의 한숨을 더욱 짙게 했다.

 특히 지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서민들의 지갑도 예년과 달리 꽁꽁 얼어붙어 겨울의 추위를 더했다.

 이날 오일장에는 김장재료, 과일 등을 구매하러 온 손님과 먹거리를 즐기는 관광객들이 몇몇 보였다.

 채소 상인 손은자(67)씨는 "올해는 농작물의 작황이 부진하고 생산량이 감소하는 바람에 가을배추, 무 등 김장 비용이 크게 올랐다"며 "비싼 배춧값은 손님들의 소비 부진으로 이어졌고 매출액이 작년보다 50% 떨어졌다"고 푸념했다.

 이어 "손님들은 배춧값이 올라 마트에서 비교적 값싼 절임배추를 사서 김장을 담근다고 한다"며 "예전에는 온 식구들이 모여 김치를 담갔지만 요즘에는 많은 시간과 노동력을 들여 김치를 담그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시장을 둘러보니 배추 가격은 포기 당 5000원, 1망(3포기) 대 1만2000원, 소 8000~1만원이었다. 이는 두 달 전보다 소폭 가격이 내려간 것이라고 상인들은 설명했다.

 상인 정금순(66)씨는 "잇따른 태풍과 장마로 인한 피해로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다"며 "콩, 깨 등의 농작물은 수확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과일 상인 이해숙(58)씨는 "올해는 감귤에 점박이가 생기고 새콤달콤한 맛이 덜해 잘 팔리지 않는다"라며 "감귤값이 많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경기가 안좋아서 모두가 힘들다"며 "내년에는 시장이 활성화되서 장사가 지금보다 잘 됐으면 좋겠고 손님도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시장을 찾은 김단비(32·여·노형동)씨는 "시장이 일반 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해 애용하고 있다"며 "직접 만져보고 살 수 있고, 마트는 흥정이 안 되지만 시장은 실거래를 해서 가격을 조금 더 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물가는 오르는 것 같은데 직장인들의 월급 인상은 체감되지 않아 소비할 엄두가 안 난다"며 "소비도 내가 하나라도 덜 사고 덜 먹어야 돈을 아낄 수 있다는 생각에 더 안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다예(26·여·일도2동)씨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자신들의 수준에 맞게 소비를 하는 추세"라며 "지금 시장은 어른들에게 맞춰져 있다면 젊은세대에게도 맞춰져서 저렴한 가격에 특별한 먹거리, 식품들을 판매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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