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원앙' 총격으로 집단 폐사 '충격'

천연기념물 '원앙' 총격으로 집단 폐사 '충격'
서귀포시 강정천서 원앙 6마리 사체 발견
부검결과 사체서 직경 2mm 산탄총알 확인
  • 입력 : 2020. 01.12(일) 16:17
  • 이태윤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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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귀포시 강정천에서 발견된 원앙 사체. 강희만기자

출입이 통제된 보호구역에서 천연기념물 제327호로 지정된 원앙이 총격에 의해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원앙 사체를 부검한 결과 원앙의 몸속에선 산탄 총알이 나왔는데 누군가가 원앙 무리를 향해 총을 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1일 찾은 서귀포시 강정천 일대. 하천 곳곳에 원앙 사체가 흩어져 있었는데, 죽은 원앙의 가슴과 날개 부위 등에서는 심한 상처가 발견됐다. 이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제주도 관계자와 조류보호협회,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등은 강정천 일대에서 원앙 사체 수거에 나서 총 6구의 원앙 사체를 수거했다. 특히 사체 수거 과정에서는 하천 인근 풀숲에서 날개에 큰 부상을 입었지만 숨이 붙어있는 원앙 한마리도 구조했다.

 제주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 부검 결과 원앙 사체 1구에서는 직경 2mm 정도의 산탄 총알이 나왔다.

 조류보호협회 관계자는 "부검결과 사체 1구에서는 산탄 총알이 발견됐으며, 다른 사체에서는 총알이 관통한 흔적도 나왔다"며 "발견당시 원앙 사체는 다른 동물에 의해 2차 훼손이 이뤄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도에선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에 따라 수렵장 운영을 금지하고 있다. 또 원앙 자생지인 강정천은 수자원 보호구역이기 때문에 사냥할 수 없고, 더욱이 천연기념물인 원앙은 포획 자체가 불법이다. 이에 누군가 불법 소지한 총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강정천 일대에서 현장 조사에 나선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관계자는 "수렵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출고된 총이 없다"며 "불법 총기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제주도 관계자는 "13일쯤 최총 부검결과를 확인한 뒤 죽은 원앙에 대해서는 문화재청에 멸시 신고를 할 계획"이라며 "총격에 의해 원앙이 죽은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서귀포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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