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어요"

"더도 말고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어요"
궂은 날씨에도 불구 오일장 도민·관광객 '북적'
상인·손님 어우러지며 모처럼만에 활기찬 모습
  • 입력 : 2020. 01.22(수) 17:59
  • 김경섭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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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명절 같았으면 좋겠어요" "시장 분위기가 이렇게 좋으니까 장사할 맛도 나고 기분이 좋네요"

 22일 설 명절을 사흘 앞두고 열린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은 비가오는 궂은 날씨에도 설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장만하기 위해 장을 보러 나온 도민과 어묵, 호떡 등 먹거리를 즐기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오일장에는 발품을 팔며 신중히 물건을 고르는 도민들과 손님을 가게로 불러 모으려는 상인들의 목소리 등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언제나 그렇듯 하나라도 더 담아주는 상인들의 넉넉한 인심은 변함이 없었고, 손님들의 애교 섞인 가격 흥정까지 더해지면서 정겨움이 묻어났다.

 이날 과일가게를 둘러보니 사과 5개, 배 5개가 각각 1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한라봉은 1kg 5~6000원, 레드향과 천혜향은 1kg 7000원의 가격표를 내건 곳이 많았다.

 경기가 좋지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하던 과일가게 상인들은 설 대목 특수에 이날 만큼은 연신 미소를 띄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임승현(54)씨는 "지난해 설 대목보다는 과일이 많이 팔리지는 않지만 시장을 찾아와주는 손님들에게 고맙다"면서 "과일을 하나 더 담아주면서 감사함을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일장에서 손님들이 가장 몰린 곳은 역시 수산물 코너다. 동태는 1마리 8000~1만원, 갈치는 4마리 10만원에 거래되는 등 지난해 설 연휴 기간과 가격이 비슷했다.

차례상에 빼놓을 수 없는 말린 옥돔은 가격이 제법 뛰었다. 국내산은 1kg에 5만5000~6만원, 중국산은 4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했다.

 수산물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최선애(53·여)씨는 "설 선물로 옥돔·고등어·갈치세트가 가장 많이 팔린다"며 "설대목에는 평상시보다 매출이 2배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장사가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며 부지런히 손을 움직였다.

 주부 강정임(55·여·제주시 외도동)씨는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보다 번거롭긴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상인들의 푸근한 인심을 느낄 수 있어서 오일장을 찾는다"며 "조상님 차례상에 올릴 제수용품이다 보니 가장 좋은 것으로 구입하려고 생선을 고르고 또 골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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