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쌓이고 곰팡이 핀 주정차 단속차량 사연은?

먼지 쌓이고 곰팡이 핀 주정차 단속차량 사연은?
수천만원 들여 구입한 교통안전시설물 단속차량
고장으로 공영주차장에 수개월 방치 골칫거리 신세
서귀포시 "고가의 수리비 때문에 고치기 어려워"
  • 입력 : 2020. 01.29(수) 17:43
  • 이태윤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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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동홍동 소재 홍로공영주차장에 주차돼 장기간 방치돼 있는 교통안전시설물 단속차량. 이태윤기자

서귀포시가 폐차를 앞둔 교통안전시설물 단속 차량을 공영주차장에 장기간 방치해 빈축을 사고 있다.

 29일 찾은 서귀포시 동홍동 소재 홍로공영주차장. 주차장 2층 한편에는 불법 주정차 단속 시 사용되는 카메라 2대가 설치된 소형 전기 차량이 눈에 띄었고, 차량 외부는 오랜 기간 운행이 안 됐는지 새까만 먼지가 쌓여있었다. 또 차량 앞바퀴 타이어는 바람이 빠져 운행이 어려워 보였고, 개방된 운전석 창문을 통해 차량 내부를 살펴보니 핸들에는 곰팡이가 가득했다. 특히 홍로주차장에 방치된 단속 차량은 별도의 가림막 없이 주차돼 있어 주차장 내 미관을 저해하고 있었다.

 본보 확인결과 해당 단속 차량은 지난해 고장난 차량으로 서귀포시가 고가의 수리비 때문에 정비를 포기하고, 내구연한(원래의 상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채운 뒤 폐차하기 위해 임시로 홍로주차장에 주차한 차량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현재 서귀포시 지역에서는 주택가 골목 인적이 드문 공터에 장기간 무단방치 차량이 꾸준히 발생해 주변 미관을 해치는 등 민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민원을 적극 해결해야 할 행정이 고장난 단속 차량을 시간떼우기식으로 공용주차장에 장기간 방치하고 있어 미관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통안전시설물 단속차량 내부 핸들에는 곰팡이가 가득 피었다. 이태윤기자

평소 홍로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는 A씨는 "고가의 장비를 장착한 단속 차량이 수개월간 공영주차장에 방치되고 있는 것이 의아하다"며 "게다가 방치된 차량이 가림막 하나 없이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영주차장에 버젓이 주차돼 미관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서귀포시에 따르면 홍로공영주차장에 주차된 단속 차량은 서귀포시가 2011년 예산 4500만원을 들여 구입한 주차지도단속용 차량으로, 그동안 꾸준히 지도·단속을 이어오다 지난해 1월쯤 고장 났다. 해당 단속 차량의 내구연한은 2021년까지로, 당시 서귀포시는 내구연한이 2년이 채 남지 않은 단속 차량의 수리비 견적이 980만원이 책정되자 정비를 포기해야 했다. 이에 따라 시는 운행이 불가한 해당 단속 차량을 지난해 2월부터 홍로주차장에 주차한 뒤 보관하고 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운행이 불가한 단속 차량을 보관할 마땅한 장소가 없어 우선 공영주차장에 주차한 것"이라며 "현재 해당 단속 차량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에 폐차를 요청한 상태로 처리기간 동안 커버를 씌우는 등 시민불편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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