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의 편집국에서]2020 새 출발… 그래도 희망이다

[김기현의 편집국에서]2020 새 출발… 그래도 희망이다
  • 입력 : 2020. 01.31(금) 00:00
  • 김기현 기자 g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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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 해가 설 연휴를 보낸 후 본격 시작된 느낌이다. 올 한해는 희망을 노래할 수 있을까.

지난해 제주는 감귤, 마늘, 양배추를 비롯한 농산물에서부터 광어와 돼지고기 등 수·축산물에 이르기까지 1차 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은데 이어 부동산·건설경기 위축, 관광업 침체까지 동반돼 전례없는 총체적 위기였다.

새해에도 우울한 소식은 이어지고 있다. 치사율 100% 전염병,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으로 제주 경제가 상당 기간 큰 어려움을 겪을 처지다. 제주가 국제관광지이다보니 지역사회 불안감은 클 수 밖에 없고, 벌써부터 곳곳에서 생채기를 내고 있다. 설 연휴를 전후해 도내 호텔 예약객 대거 취소사태에 단체 행사 축소, 마스크 구입 대란 등에 이어 향후 상당기간 지역경제 악영향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제주사회 위기는 이외에도 중·장기적으로 발전을 저해할 요인들이 연초부터 속속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제주 상·하위 계층간 소득격차가 갈수록 커져 전국 시도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격차를 보였다는 현실이다.

최근 국세청의 2018년 신고분 종합소득자료 분석결과 도내 상위 10% 종합소득이 평균 1억6423만원인데 반해 하위 10%는 평균 103만원으로 158배 차이를 보였다. 서울(194배)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두 번째 큰 격차다. 빈익빈 부익부 문제가 제주에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달라지는 인구 구성 요인도 미래 제주 발전에 변수로 등장했다. 호남통계청 분석결과 오는 2047년 제주지역 1인 가구는 전체 36만1000가구의 36.4%인 13만2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제주 사회가 향후 30년도 안돼 4인 가족 중심에서 나홀로 1인 가구로 바뀐다는 얘기다. 최근 저출산, 고령화 추세에다 결혼 기피 현상까지 맞물리면서 예상되는 가구형태 변화로, 지금부터 인구와 주택은 물론 경제·사회적 영향을 대비한 준비가 필요한 대목이다.

제주사회는 이제부터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제주도가 이를 의식하듯 새해 최우선 도정 목표로 '민생경제 활력화'로 삼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새해 시무식을 오일 시장에서 가졌고, 올해 첫 주간정책 조정회의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제주신용보증재단에서 열렸다는 점 자체가 평가 받을 만 하다.

농업 분야에선 반복되는 월동채소(무) 과잉재배 문제를 해결한다는 차원에서 최근 성산봉일출농협이 서귀포시와 추진하는 '키위 정예소득 작목단지 조성사업'이 눈여겨 볼 새 시책이다. 청년농업인이 월동무 재배를 않고 키위 재배에 나설 경우 각종 시설 지원 및 품종과 재배 메뉴얼보급, 전량 농협 수매 등 온갖 지원책이 뒤따라 진일보한 농업시책으로 꼽힌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라는 말처럼 실타래를 한 올씩 풀어가려는 쉼없는 자세가 떠올려지는 대목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연초 언론 인터뷰에서 "지나고 보니까 역경이 놀라운 축복이더라"고 자신의 가난한 삶을 회고했다. 제주 사회가 경제·사회적 위기로 역경에 처해 있지만 새해는 작은 곳에서부터 희망을 노래해 언젠가 축복을 누릴 수 있길 기대한다.

<김기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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