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제주 서울행' 인구 역유출로 제주 집값 약세

'탈 제주 서울행' 인구 역유출로 제주 집값 약세
10년만에 감소… 투자매력 잃으며 제주살이 시들
향후 2공항·한한령 해제 긍정요인 토지시장 영향
  • 입력 : 2020. 02.17(월) 15:12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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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가치와 부동산 가격 부담 등의 이유로 이주민들의 탈 제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제주를 떠나 서울로 유출되는 인구가 2009년 이후 10년 만에 반등하며 제주살이의 매력이 점차 퇴보하고 있다.

17일 부동산정보서비스업체 직방이 통계청의 인구이동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서 서울로 순이동(전입-전출)한 인구는 10명이다. 이는 2009년(623명) 이후 처음으로 서울로 전입한 인구가 제주에 이주한 인구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열풍'이 불며 급증했던 제주인구가 최근 감소세를 돌아서며 제주살이에 대한 열망도 점차 사그라들고 있는 모양새다. 정작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오를 대로 오른 탓에 정작 젊은 층의 유입을 막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더 문제다.

앞서 2010년 이후 은퇴 노년층의 제주살이와 국제학교 입학을 위한 서울 강남권 거주자의 제주살이가 하나의 유행으로 번지며 서울에서 제주로 인구가 순유출 되는 현상이 지속됐다. 특히 중국 자본의 대거 유입으로 제주지역 건설경기가 활성화하고, 유관산업도 파생되며 2015년에만 서울에서 제주로 이주한 순 유입인구는 최고 4083명에 이른다.

하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에서 발효된 한한령과 함께 급격히 상승한 주택가격 등 부정적인 요인들이 가중되며 점차 순 유입 인구 감소에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2015년에는 강남권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모두 1059명이 제주로 순유입 됐지만 지난해의 경우는 18명에 그쳤다. 학령기인 10∼20세의 경우도 제주에서 서울로의 인구 순 유출은 2015년 96명 증가에서 지난해 221명 감소하며 그 격차를 키웠다.

탈 제주에 이은 서울로의 순 유출 증가는 도내 주택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5년 연간 최고 13.78%까지 상승했던 제주 아파트 값은 2019년 3.66% 하락하며 전국 평균(-1.43%)을 밑돌았다. 실제 제주시 노형동 소재 A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115㎡의 가격이 2017년 7월 11억1700만원에서 2년 만인 지난해 8월에는 8억3000만원으로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외지인 투자 비율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2년 이후 제주 외 거주자가 아파트를 매입하는 비중이 20%를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15.7%에 그쳤다. 서울 거주자들의 매입 비중이 5.2%에 머물며 외지인의 매입 비중 감소에 영향을 줬다.

직방 관계자는 "인구 유출과 함께 제주 아파트 시장의 약세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라며 "제주2공항 건설과 한한령 해제 등의 긍정적인 요인도 있지만 아파트보다는 토지시장 중심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고, 단기간 내 제주아파트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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