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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플러스] 작은 목소리로 가장 먼저 봄을 속삭이는 야생화
복수초·백서향·수선화·초령목 낯익은 얼굴에
흰괭이눈·새끼노루귀·꿩의바람꽃 낯선 향기도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입력 : 2020. 02.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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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노루귀. 사진=독자 이영선씨 제공

2월, 겨울의 끝자락이다. 공기가 아직 차다. 하지만 빈 들녘에는 언제나 그랬듯이 작은 야생화가 생명을 피워 봄이 오고 있음을 먼저 알린다.

야생화는 마치 동네 어귀에 숨어 있는 부끄럼 많은 소녀 같다. 지금 한창 꽃을 피우는 매화나 수선화는 선비들이 좋아하는 꽃이지만 이름 모를 야생화는 왠지 소녀들이 좋아할 것 같은 생각이 앞선다.

복수초. 강희만 기자 photo@ihalla.com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봄을 맞는 제주. 눈을 뚫고 노랗게 복수초가 올라오고, 저 멀리서도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백서향의 향도 차가운 공기에 실려 더 짜릿하다. 그 뿐인가. 보랏빛 자태를 뽐내는 갯쑥부쟁이며, 광대나물, 노란꽃과 녹색 줄기가 선명한 흰괭이눈도 봄을 먼저 반긴다. 발갛게 달린 자금우와 백량금 열매도 꽃은 아니어도 곱다. 새끼노루귀, 들개미자리, 둥근빗살괴불주머니도 수줍거나 혹은 화려하게 저마다 봄옷을 갈아입고 자태를 뽐낸다.

복수초는 복과 장수의 의미를 담고 있어 사람들이 예로부터 좋아했다. 제주절물자연휴양림이나 남조로변 물영아리의 둘레길인 물보라길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잎이 가늘다해서 붙여진 이름인 세복수초는 제주가 주 자생지로 일반 복수초보다는 몸집이 작아 소담하다. 이들 대부분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도란도란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다.

산쪽풀. 사진=독자 이영선씨 제공

백서향의 향기는 일품이다. 100m 넘는 거리에서도 향이 날 정도다. 일찍 서둘러 겨울잠에서 깬 벌이나 나비가 먼저 찾는 꽃이다. 작은 꽃들이 여럿 모여 하나의 줄기에 피는데 꽃은 밖에서 안으로 하나둘씩 피기 때문에 오랫동안 피어 짙은 향기를 전한다.

초령목. 사진=독자 이영선씨 제공

초령목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식물로 제주에서는 평년에 견줘 한 달 가량 일찍 꽃을 피웠다.

광대나물은 예선 밭이나 들에 핀 잡초로 여겼다. 그만큼 흔했던 야생화다. 연분홍빛 꽃이 피는데 아직도 지척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새덕이, 꿩의바람꽃, 새끼노루귀, 무릇, 산쪽풀 등은 본 듯, 안 본듯 한 얼굴로 봄이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다.

새덕이. 사진=독자 이영선씨 제공

경기침체 속에 코로나19 여파로 제주경제가 더욱 힘들다. 그리고 아이들은 얼마 없으면 방학을 끝내고 새학기를 맞는다. 모두에게 위로가 필요할 때다.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작지만 짙은 향기로 우리를 기다리는 야생화를 마주하라. 종이와 펜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로 남기거나 아니면 휴대전화로 사진 속에 담아둬도 좋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 전문이다. 이 짧은 시는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준다. 야생화도 그렇다. 그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작은 생명력에서 사람들은 작지만 큰 위로를 받는다.

오는 주말, 가벼운 옷차림으로 야생화를 만나러 산책을 나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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