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시의 가로수 행정, 이래도 되나

[사설] 제주시의 가로수 행정, 이래도 되나
  • 입력 : 2020. 02.24(월) 00:00
  • 편집부 기자 hl@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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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내 주요 도로변 가로수 중 상당수가 병원균 감염에 의한 고사로 밑동만 남겨 잘린 지 수년 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국제관광지 관문인 제주시가 숲의 도시 조성을 위한 '가로수 행정'에 불신이 서는 이유입니다.

제주 도착 관광객의 첫 제주인상은 공항을 나서 마주치는 연동 신대로(신시가지)와 용문로(구시가지) 가로수 모습에 크게 좌우됩니다. 도시 이미지를 결정짓는 주요 도로에 상당수 가로수들이 잘려 수년간 밑동만 남아 있고, 결과적으로 남은 가로수들을 띄엄띄엄 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면 관광도시를 지향한다 할 수 없습니다.

지난 2016년 연동 신대로 일대 가로수 담팔수의 경우 식물 병원균인 파이토플라스마(Phytomaplasma) 감염으로 고사돼 벌목에 나서면서 담팔수 130여그루 중 현재 54그루만 남았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병원균 감염으로 고사된 담팔수는 300여그루에 달합니다.

관광도시 주요 도로변에 밑동만 남겨 잘려진 가로수들이 쉽게 눈에 띌 정도로 흉물스러운데도 수 년째 행정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제주시가 그간 "벌목된 가로수 뿌리가 인도와 도로 밑까지 넓게 퍼져 있어 이를 제거하려면 대규모 공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에서 "올해 예산 1억원을 투입해 신대로와 용문로 일대에 벌목된 뿌리 옆으로 가로수를 보식할 계획"이라고 한 점은 늦게나마 다행입니다.

작년 말 기준 제주시 관내 180개 노선 가로수 식재가 4만1140그루인 반면, 벌목돼 뿌리만 남아 있는 가로수 현황은 집계조차 안되는 점도 가로수 행정의 난맥을 보여줍니다.

제주시 용문로 신대로 등이 아름드리 가로수길로 거듭나 공항 관문 도로의 기능을 조기에 회복할 수 있도록 전면적인 가로수 행정의 쇄신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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