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제주 주택시장…양극화 더욱 심화

얼어붙은 제주 주택시장…양극화 더욱 심화
동홍주공3 영구임대주택 12년만에 예비입주자 150명 모집
저소득층 대기자는 기다리는데 퇴거자는 거의 없어 좁은문
이번주 청약 서귀포 소재 민간아파트 84㎡에 4억8000만원
  • 입력 : 2020. 02.24(월) 18:09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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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미분양주택이 1072호(작년 12월 기준)로 2년 넘게 1000호 이상을 유지하며 주택시장이 바짝 얼어붙었지만 신규 분양아파트 가격은 치솟을대로 치솟은 주변시세를 반영하며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의 상실감만 키우고 있다. 또 저소득 무주택자들을 위한 영구임대주택과 국민임대주택의 입주 기회도 비좁아 주거 양극화는 갈수록 극심해지는 상황이다.

 24일 서귀포시와 LH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서귀포 동홍3단지 영구임대아파트 예비입주자 150명을 26일부터 3월3일까지 거주지 관할 읍면동에서 접수받는다.

 총 400세대 규모의 동홍3단지의 예비입주자 모집은 2008년 이후 12년만이다. 그만큼 수요 대비 공급 부족으로 생계·의료급여 수급자 등 저소득 무주택자들은 입주를 마냥 기다려 왔다. 또 이번 예비입주자 모집에서 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기존 대기자가 59명이고, 퇴거자가 발생해야 순번대로 입주할 수 있어 얼마를 기다려야 할지 알 수 없다. 길게는 몇 년을 기다려야 한다. 제주시 소재 696세대의 아라영구임대아파트는 현재 입주대기자가 270명인데 2013년, 2018년, 2019년에 예비입주자를 모집했다.

 도내 두 곳의 영구임대를 제외한 도내 9098세대의 공공임대, 국민임대아파트, 행복주택의 입주를 희망하는 도내 대기자는 현재 1875명에 달한다. 임대조건이 시세의 60~70% 수준으로 최장 3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대기자가 많기도 하지만 폭등한 집값을 견딜 수 없는 서민층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제주는 최근 5~6년 새 사상 유례없이 집값이 폭등하다 유입인구 감소와 맞물려 미분양 급증으로 주택경기도 한풀 꺾여 최근에는 2000만~3000만원정도 가격이 떨어지는 아파트들도 있지만 오른 가격이 1억~2억원 안팎이었음을 감안하면 이같은 조정폭은 체감이 안될만큼 미미하다. 결과적으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의 설움은 더욱 커진 꼴이다.

 LH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영구임대아파트는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료가 시중 시세의 20~30%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어서 퇴거자가 거의 없고 대기자가 많다"며 "동홍3단지의 경우 27년 전에 지어져 거주민들이 고령화되면서 몇 년 전까지는 한 해 10가구정도 퇴거했던 것이 최근에는 20가구정도 빠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저소득층의 내집 마련이 멀어지는 가운데 서귀포시 원도심에서 이번주 특별공급과 1, 2차 청약접수중인 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이 전용면적 84㎡ 기준 4억6200~4억8400만원으로 경쟁률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같은 분양가는 서귀포혁신도시 인근의 대단지 아파트 실거래가보다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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