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첫 소개 명령 환자 강제 퇴·전원 '비상'

제주 첫 소개 명령 환자 강제 퇴·전원 '비상'
의료기관 3곳 코로나19 전담 병상 464개 확보해야
병상 마련 위해 기존 입원 환자는 강제 퇴·전원조치
  • 입력 : 2020. 02.25(화) 16:53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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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제주도가 도내 의료기관 3곳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전담 수용·치료할 병상 464개를 확보하라고 지시하면서 병원마다 비상이 걸렸다.

 병상을 확보하려면 이미 입원한 환자들을 다른 병원 또는 다른 병동으로 옮기거나 강제 퇴원시켜야 하는데, 퇴원·전원할 환자 수가 수백명에 이르는 데다 이들 환자를 수용할 여력이 있는 병원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감염병관리기관으로 지정된 제주대학교병원, 제주의료원, 서귀포의료원 3곳에 코로나19 환자를 전담 수용·치료할 병상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병상을 비워둘 것을 지시하는 내용의 '소개 명령'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도내 의료기관에 소개 명령이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에 따라 지자체장은 의료기관에 강제로 감염병 관리 시설 설치를 명령할 수 있다.

소개 명령에 따라 앞으로 오는 28일까지 제주대병원은 110병상(35실), 제주의료원은 207병상(43실), 서귀포의료원은 147병상(42실)을 각각 확보해야 한다.

3개 의료기관 중 제주의료원과 서귀포의료원은 지난 24일부터 코로나19 환자 수용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환자들을 퇴원 또는 전원시키고 있다. 제주대병원은 26일부터 환자 전원·퇴원 조치에 나선다.

문제는 이렇게 퇴원·전원해야 할 환자 수가 수백명에 이른다는 점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의료원의 경우 요양병원을 제외한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의 일반 병동의 병상 전체를 코로나19환자 전담 치료용으로 비워둘 계획"이라며 "이들 병상을 쓰고 있는 환자 수는 165명으로 어제(24일)부로 7명을 퇴원·전원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28일까지 나머지 환자들 전원·퇴원시켜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는 데 현재 (환자 수용이 가능한) 다른 병원을 알아보고 있지만 확보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환자와 보호자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제주의료원으로부터 퇴원·전원 권고를 받은 A씨의 보호자는 "국가 차원의 방역 조치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치매에 걸린 고령의 어머니에게 갑자기 나가라고 하니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제주대병원 관계는 "앞으로 3단계로 나눠 76명 환자를 전원·퇴원 조치할 예정이지만 (전원하는 환자들을 받아줄 여력이 있는) 병원이 마땅치 않아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의료원 관계자는 "병상을 비워줘야 할 환자 85명 중 35명에 대해서는 전원·퇴원 조치를 완료했다"면서 "다행히 현재 의료원 내에는 리모델링 준비로 환자가 없는 병동이 있어 나머지 환자들 중 일부는 이곳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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