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철의 월요논단] 2020 제32회 도쿄 올림픽 경기 물 건너간 듯

[정구철의 월요논단] 2020 제32회 도쿄 올림픽 경기 물 건너간 듯
  • 입력 : 2020. 03.23(월) 00:00
  • 강민성 수습 기자 kms6510@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예정대로라면 제32회 하계 올림픽 대회가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8일 까지 일본 도쿄에서 개최될 것이다. 일본은 1964년 제18회 올림픽 경기 개최 경험을 살려 올림픽 효과를 최대화하려고 상당한 노력을 해왔다. 이 대회를 통해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며, 잔뜩 위축된 자국 젊은이들의 기를 살리고, 아시아 최고 강대국 지위 복귀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개최가 사실상 무산될 듯하다.

일본정부는 이번 올림픽 대회를 준비하며 과거 군국주의 향수에 빠져 오만함으로 자국의 이익에만 몰두하며 올림픽 정신을 외면했다. 화생방 올림픽이라는 비난에도 귀를 막아왔다. 대표적으로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로 선수와 관광객들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음에도 철저한 정보 통제와 모르쇠로 일관했고, 전범국 상징인 욱일기의 공공연한 사용으로 피해 당사국들의 항의 무시, 독도와 쿠릴열도를 자국령으로 표기하여 정치적 문제 야기, 요트 경기와 철인 3종 경기의 수영경기가 열리게 될 동경만의 수질 오염과 폭염에 대한 개선 요구 무관심, 심각한 방사능 유출 지역인 후쿠시마에 성화 봉송과 소프트볼 등의 경기 배치 강행, 선수들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후쿠시마산 농, 수산물을 올림픽 선수촌 제공 공식화 등이다.

이에 따라 그린피스를 비롯한 여러 환경단체와 선수들이 경기 보이콧을 강력하게 예고했으나 무관심으로 일관해오다 이번에 결정적인 복병을 맞게 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전염병 경보 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인 6단계 팬데믹(대유행)이 선언되는 심각한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자체가 무산될 처지를 맞았다. 개최국 일본은 예정대로 강행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스포츠 강국들은 무관중 경기보단 대회를 잠정 연기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는데 그 의미는 이번 올림픽 대회는 불가능하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봐야 한다. 왜냐하면 연기했을 때 또 다른 세계적 메가 스포츠 이벤트 운영에 영향을 주게 되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무경기대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이미 무경기 대회를 경험했었다. 1940년 도쿄는 제12회 대회 개최도시였으나 제2차 세계대전으로 무경기 대회로 지났고 이번엔 전쟁이 아닌 전염병으로 인해 두 번째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IOC 규정에는 "개최도시와 국가는 올림픽 참가자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경기하도록 보장할 의무가 있고, 의무를 불이행할 경우에는 개최권을 철회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올림픽 준비를 위해 천문학적 투자를 했기에 일본 스스로 개최 포기를 먼저 선언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관중 경기로 치르기도 부담스러울 것이며 실패를 각오하고 대회를 강행함도 있을 수 없다.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IOC 역시 일본으로 하여금 명분있는 포기를 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만 한다. 팬데믹을 이유로 무경기 대회를 선언하고 재정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만 할 것이다. 이래저래 고민이 깊어질 일본 정부와 IOC 그리고 지금껏 최선을 다해 준비해온 각국 대표 선수들 입장이 안타깝다. <정구철 제주국제대학교 명예교수>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11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