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횟감' 광어 가격 떨어지고 출하량 감소

'국민 횟감' 광어 가격 떨어지고 출하량 감소
2월 kg당 8372원으로 전월 대비 3.7% 하락
출하량 하락세 양식장마다 광어 가득 쌓여
  • 입력 : 2020. 03.24(화) 10:50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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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키우던 광어 헐값으로 다 팔고 문 닫은 양식어장이 10여 곳은 됩니다. 남아 있는 곳은 돈 꿔가면서 죽을힘으로 버티고있는 거죠."

 '국민 횟감' 광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체 어종 수입이 늘어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로 활어시장 주문량까지 줄어드는 등 수요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제주어류양식수협에 따르면 2월 제주광어 국내·외 유통량은 1천457t으로 전월(2천2t) 대비 27.2% 감소했다.

 어류양식수협은 코로나19 사태로 외식과 회식 수요가 감소하고 소비자가 대형마트 등 판매점 방문을 기피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확진자가 다녀간 일부 활어 시장이 휴업하는 사태도 발생해 주문량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수요감소로 가격도 하락했다.

 2월에 1㎏ 크기 산지 가격은 8천372원으로 전월 대비 3.7% 떨어졌다. 이는 생산원가(약 1만1천원)에 한참 못 미치는 가격이다.

 도매가격도 1만467원으로 전달보다 1.9%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제주지역 광어 양식어장 관계자들은 한숨만 몰아쉬고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광어 양식어장을 하는 한모(54)씨는 "작년부터 산지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더니 코로나 19사태 이후 소비가 더욱 위축돼 출하도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어장을 운영하면 할수록 적자라 올해 들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영양이 풍부하고 식감이 쫄깃해 '국민 횟감'으로 불리는 광어는 2008년만 하더라 국내 횟감 시장 점유율 50∼6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연어와 방어 등 대체 어류 수입이 증가하면서 예전만한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2018년 광어의 횟감 시장 점유율은 30∼40%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대신 연어가50%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그 자리를 꿰찼다.

 광어 유통량과 수출량도 2017년 정점을 찍고, 2018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출하하지 못한 광어가 늘어나면서 2㎏ 전후 크기의 광어가양식장 가득 쌓여 또 다른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전국 광어 양식 물량은 전월 및 작년 같은 달보다 소폭 감소한 9천449만마리다.

 하지만 1㎏ 이상 크기 물량은 작년 동월 대비 29.4% 많은 1천25만 마리로, 대부분이 2㎏ 전후 크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어류양식수협 관계자는 "횟집에서 1㎏짜리 선호도가 가장 높아 이 크기 광어가 가장 많이 출하된다"며 "하지만 수요 감소로 제때 출하하지 못해 2㎏ 전후까지커버린 광어가 많아지면서 현재 양식장마다 입식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식 공간 부족으로 4월 봄철 입식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광어는 치어 상태에서 10∼12개월 정도 양식하면 1㎏ 크기까지 자란다.

 이처럼 제주광어 양식에 위기가 닥치자 도는 오는 31일까지 공직자를 대상으로 제주광어어묵 구매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어류양식수협이 판매하는 제주광어어묵은 활광어 연육을 듬뿍 넣어 쫄깃하고 밀가루를 첨가하지 않아 광어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수협 관계자는 "출하량을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제주의 청정이미지와 다양한 제주광어 식품을 활용해 온라인과 택배 시장을 통한 소비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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