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호의 현장시선] 코로나19 이후 제주 산업생태계 개선… 중소제조업 육성

[고상호의 현장시선] 코로나19 이후 제주 산업생태계 개선… 중소제조업 육성
  • 입력 : 2020. 04.03(금) 00:00
  • 편집부 기자 hl@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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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중소상공인들은 극심한 매출부진을 겪고 있다.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중기·소상공인들은 "코로나도 무섭지만 이로 인한 매출부진이 더 무섭다"고 한다. 이제는 전세계적 확산으로 조업감축, 실직률 상승 등 비관적인 경제지표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가히 세계가 비상상황인 듯하다.

석학들은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매우 달라져 산업과 생활의 패턴이 크게 변한다고 한다. 이에 우리 제주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산업구조의 안정적 발전에 대해 성찰하고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제주의 산업비중(2017 지역총생산)은 서비스업이 70%, 농림어업이 11.2%, 건설업이 12.5%, 제조업·광업은 4.5%의 분포를 보인다. 제주의 중소제조업은 4.0%대 초반으로 매우 낮다. 육지부와 떨어져 있고 주변 대도심과 멀다는 여건을 감안해도 빈약하다. 이처럼 산업구조가 편중되면 지난번 중국의 사드 관광제한이나 메르스·코로나와 같은 외생변수에 더 크게 흔들릴 것이다. 이에 제주에서 중소제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네 가지 분야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전기차 등 첨단제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복잡한 내연기관 구조인 기존 자동차와 달리 전기차는 적은 수의 모듈화 된 공정이어서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제주도 가능하며 오히려 더 큰 장점들도 있다.

제주는 지난해 말 전국 시·도 중 최초로 전기차 1만8000대를 보급했고, 2030년대에는 70% 전기차 전환계획도 있다. 또 공공시설과 아파트에 충전기 설치율도 가장 높다.

지난해 11월 규제자유지역특구 지정시 제주는 전기차 분야를 신청했는데,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다만, 전기차충전서비스(용역) 분야만 지정 받았는데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향후 전기차 분야에서 확대가 꼭 있어야 하며 이에 전도민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간 제주에서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가 6차례 개최됐고 올해도 열린다.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도로시설 정보공유'와 '시험공간(테스팅 베드)' 등은 세계적 기업들의 관심을 끌 것이다.

둘째, 기존의 전통 제조업 분야에서의 육성방안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도시형 소공인 집적지구'를 지정해 공동기반 시설을 구축하는데 국비를 지원한다. 전국에 23개의 '집적지구'와 34개의 '소공인특화지원센터'가 있는데, 제주에는 1개도 없다. 작은 제조업체들이 뭉쳐있어야 하는 요건이 있다. 예를 들어, 제주시 이도동 지역에는 40여개의 인쇄업체들이 밀집해 있어 이를 충족할 수 있다.

셋째, 공예 분야 육성과 관광산업과의 연계이다. 제주는 예로부터 공예 전통이 있다. 특히 요즘에는 대량생산이 갖는 획일성, 단조로움에 지쳐 전통적 조형양식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따라서 도내공예업체 지원을 강화하고 전통공예관을 설립해 공예문화육성(체험서비스·교육플랫폼)을 통해 관광산업과 연계하는 것이다.

넷째, 도내에서 발주되는 민·관수의 계약물량도 도내업체들이 육지부 업체의 하청과 재하청으로 전락하고 고사하는 사례도 있는데 개선이 필요하다.

끝으로, 막연히 "제주는 제조업과는 거리가 멀어"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 기본적인 자생·자립적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여러 방면에서 이뤄져야 한다. <고상호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중소기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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