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수업, 다문화가정에는 높은 벽"

"원격 수업, 다문화가정에는 높은 벽"
지난해 기준 제주 다문화가정 학생 2079명 중 203명 외국인 가정
아이·부모 모두 한국어 익숙지 않아 현장선 비대면 교육 한계 토로
중문초, 가정통신문 등 번역 지원 '눈길'… 서귀포시 지역으로 확대
  • 입력 : 2020. 04.23(목) 17:55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도내 초중고 전 학년이 온라인 개학하며 원격 수업에 들어갔지만 다문화가정 학생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다. 한국어가 서툰 학부모들은 학교 안내를 따라가는 것조차 쉽지 않아 학교 현장에선 고심 끝에 대책을 내놓고 있다.

23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내 다문화가정 학생은 모두 2079명이다. 국제결혼 가정 학생이 1876명(국내 출생 1715명·중도 입국 161명), 외국인 가정 학생이 203명이었다.

이 중에서도 원격 수업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외국인 가정이다. 아이와 부모 모두 한국어가 낯선 탓에 원격 수업에 대한 학교 안내를 이해하는 것부터가 과제다.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온라인 학습 지도에 일선 학교에서도 진땀을 빼고 있다.

전교생의 6%(약 700명 중 40명) 가량이 다문화가정 학생인 중문초등학교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특히 외국인 가정은 교사와 소통할 때도 번역기 어플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한국어 이해에 어려움이 컸던 탓이다. 이에 중문초는 서귀포시자원봉사센터 등의 도움을 받아 번역 서비스를 지원하고 나섰다.

중문초 관계자는 "다문화가정에 온라인 개학을 안내하는 공통 자료는 있었지만 학년별로도 원격 수업 방법이 다르다 보니 교사 입장에선 이를 어떻게 설명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개인에게 맞는 온라인 학습을 안내하기 위해 가정통신문 등을 모국어로 번역해 제공해 보니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한 번역 서비스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은 중문초의 사례를 통해 한글 이해에 어려움이 있는 다문화가정 학생에게 학습 자료 등을 번역해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서귀포시자원봉사센터와의 협력 체계도 갖췄다.

서귀포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난 20일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번역 서비스 지원이 필요한 다문화가정을 발굴하고 있다"며 "원격 수업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선 대체 자료를 번역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98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