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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觀] 한바탕 웃음으로 모른 체 하기엔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입력 : 2020. 06.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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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

몇 달 전 어느 한국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1분 30초 남짓의 영상과 대사였지만 확실히 시선을 빼앗고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들의 연속이었다. 높아질 대로 높아진 나의 기대 탓일까, 정말 예고편이 전부인 영화였던 것일까, 아니면 나의 문제였을까. 주변인들은 이 작품을 보고 쉴새 없이 웃었다고 했는데 나는 단 한 장면에서도 웃지 못했다.

배우들은 정말이지 열연을 하고 있고 편집의 리듬도 느리지 않았는데 심지어 관객인 나는 하품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영화 '정직한 후보'에 대실망을 하고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에 잠겼다.

'정직한 후보'는 코로나 여파로 극장가가 얼어버린 2월초 극장 개봉을 통해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이다. 또한 이 영화의 원탑 주인공인 배우 라미란에게 3연속 히트를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라미란 배우는 '내 안의 그놈', '걸캅스'가 모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코미디 장르의 흥행보증수표로 단단히 자리잡기도 했다.

나는 코미디 영화를 좋아한다. 영화를 보다 어느 순간 코드가 맞으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이상으로 짜릿한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군가의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건 정교한 작업이라 무척 어려운 일이다. 특히 기획상업영화의 경우에는 대중들의 평균치를 잘 건드려야 여기저기서 웃음의 뇌관이 터진다. 그러다 보면 누군가에겐 유치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정서를 전달하기도 한다.

거슬리지 않는 건강한 코미디 영화를 보는 것은 드물고 귀한 일이다. '정직한 후보'는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기획이었을 것이다. '늘 거짓을 말하며 승승장구하던 여성 정치인이 어느 날 거짓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생기는 해프닝'이라는 설정은 솔깃하게 만드는 데가 있고 배우 라미란의 연기는 늘 그렇듯이 좋다. 정확하게 치고 빠지는 연기를 선보이는 그의 코미디 테크닉은 높은 기술 점수를 받을만하다. 결국 좋은 출발과 훌륭한 운전자가 있음에도 영화 '정직한 후보'가 덜컹거린 건 고질적인 연출의 문제 때문이다. 마치 공식처럼 되어버린 코미디 영화의 관습적인 태도가 이 영화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을 빛 바라게 만든 것이다. 한국 코미디 영화들은 강박적으로 선웃음과 후감동을 모토로 삼은 듯 만들어져 왔다. 참신한 캐릭터들을 만들어놓고도 신파 요소의 결합이 마치 안전장치라도 된다는 듯이 말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한국 코미디영화는 구분이 안될 정도로 비슷한 모양새가 되었다. '정직한 후보'를 연출한 장유정 감독은 뮤지컬 계에서 알아주는 스타 연출자였다. 그가 영화 데뷔작으로 선택한 '김종욱 찾기'는 뮤지컬의 형식을 센스 있게 도입하며 흥미로운 장면들을 여럿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여성 연출자가 드물고 또 이렇게 장르적 실험을 매끄럽게 해내는 감독의 출연은 반가운 일이라 장유정 감독의 차기작에 많은 관심을 가졌더랬다. 그런데 차기작 '부라더'는 한국 코미디 영화의 지루한 요소들이 모아진 평범하고 지루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정직한 후보'라는 또 하나의 아쉬운 작품이 그의 필모그래피가 되었다. 나는 이것을 개인의 실수나 능력 부족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쪽이다. 어쩌면 코믹 신파극은 안전한 것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의 성향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경계해야하는 시점이 곧 올 것이라는 불안한 마음은 버리지 못하겠다. 코미디는 공감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장르다. 똑같은 말만 내뱉는 사람과는 어떤 대화도 이어가지 못한다. 이제 한국 코미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모두에겐 더 깊고 진중한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

<진명현 독립영화 스튜디오 무브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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