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끼 등에 업고 다닌 어미돌고래 '뭉클'

죽은 새끼 등에 업고 다닌 어미돌고래 '뭉클'
  • 입력 : 2020. 06.26(금) 12:51
  • 이태윤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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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유영하는 어미 남방큰돌고래의 모습. 사진=고래연구센터 제공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남방큰돌고래의 모습이 수중 카메라에 포착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지난 11일 제주시 구좌읍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 생태를 관찰하던 중, 죽은 새끼 돌고래를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돌고래의 행동을 촬영했다고 26일 밝혔다.

 촬영 당시 어미돌고래는 이미 죽은 새끼 돌고래를 수면위로 올리려는 하는 안타까운 모습이 포착됐다.

 태어난 직후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새끼 돌고래의 사체는 꼬리지느러미와 꼬리자루를 제외하고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상태였다.

 

유영 중 새끼 사체가 떨어지자 다가가는 어미 남방큰돌고래의 모습. 사진=고래연구센터 제공

어미 돌고래는 자신의 몸에서 새끼의 사체가 떨어지면 다시 새끼를 주둥이 위에 얹거나 등에 업고 유영하기를 반복했다.

 김현우 박사는 "죽은 새끼의 크기나 상태를 고려할 때 어미 돌고래가 2주 이상 이런 반복적인 행동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돌고래 무리 근처에서 보트를 타고 이 모습을 관찰하던 연구진은 약 5분간 어미의 행동을 촬영했으며, 돌고래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서둘러 조사를 종료했다"고 전했다.

 어미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한동안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세계 곳곳에서 드물게 관찰되는 특이 행동이다.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무리에서도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한 차례씩 관찰된 바 있다.

 과학자들은 죽은 새끼에 대한 어미의 애착 행동은 무리의 개체를 지키기 위한 방어 행동의 일종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최완현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제주도 연안에서는 돌고래를 쉽게 볼 수 있는데 돌고래 무리를 만나면 다가가거나 진로를 방해하지 말고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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