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가 이슈&현장] 예술로 밥먹엉 살아보게 마씸 (7)

[제주문화가 이슈&현장] 예술로 밥먹엉 살아보게 마씸 (7)
도립예술단에 지역 음악 인재 도움판 있나
  • 입력 : 2020. 06.30(화)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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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50억 투입 도립예술단
전국 공모 상임단원 선발
제주 청년 갈수록 좁은 문
협연 확대·인턴 단원 참여
지역 음악인 진입 장치 필요


제주지역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청년들이 진출하고 싶은 곳 중 하나는 공립예술단이다. 1981년 음악교육과 개설을 시작으로 4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제주대 음악학부만 해도 작곡·성악·피아노, 관·현악 전공을 포함 매해 30명 내외의 졸업생을 배출한다. 이들은 5개 제주도립예술단 중에서 도립무용단을 제외한 제주교향악단, 제주합창단, 서귀포합창단, 서귀포관악단 단원으로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하지만 도내 대학 음악 전공자들이 도립예술단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도립예술단과 호흡을 맞춰 연주를 펼칠 무대도 거의 없다.

▶총득점 동일하면 '지역 연고자' 우선=도립예술단 상임단원 선발은 전국 공모로 이루어진다. 도내 대학에 무용학과가 없는 탓에 예전엔 도립무용단 위주로 타 지역 전공자들의 지원이 잇따랐지만 이제는 교향악단, 합창단도 마찬가지다. 예술단 소재지만 제주일 뿐 단원들이 전국에서 모여든다.

다른 시·도에서도 전국 공모를 시행하지만 일부 예술단은 '지역'을 고려한다. 대전광역시립예술단은 지난 1월 관악과 타악 분야 상임단원 공채 공고를 내면서 한 가지 문구를 덧붙였다. 최종 대상자를 고를 때 총득점이 동일한 경우 '지역연고인 사람'을 가장 먼저 뽑고 '경력이 많은 사람', '어린 사람' 순으로 선발한다고 명시했다.

단원 채용은 아니어도 여러 경로로 지역과 손잡는 공립예술단들이 있다. 부산시립교향악단, 대구시립예술단이 그런 곳이다.

부산시향은 2018년부터 1년에 한 차례씩 악기를 달리해 정기연주회 협연자를 지역 연주자로 공모해 초청하고 있다. 올해는 11월 10일 제568회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지난 6월 15~26일 바이올린 협연자를 공모했다. 응시 자격은 4년제 음악대학 학사 이상 학위 소지자로 부산 출신 또는 부산에서 활동했거나 현재 활동하고 있는 사람에게 주어졌다. 협연자는 부산시향의 전 상임단원 심사로 결정된다.

대구광역시립예술단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악중창단체를 공개모집해 지난해 '찾아가는 공연' 출연 기회를 부여했다. 성악 전공자들로 구성된 남성, 여성, 혼성 중창 등 공연예술 단체와 시립예술단이 상생하기 위한 취지였다.

▶유망 예술인 발굴 취지 인턴단원 제도=한 해 인건비 등 5곳을 모두 합쳐 약 1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도립예술단에 제주 지역 음악 전공자들이 진입할 수 있는 장치를 늘려야 한다. 도립예술단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활동 기반을 갖춘 만큼 도내 음악대학 학생들이 협연을 하거나 인턴단원 형태로 무대 경험을 쌓는 방식이 있다.

대구시향은 지난해까지 19회에 걸쳐 '대학생 협주곡의 밤'을 열어왔다. 대구·경북지역에 있는 대학생 협연자를 공모로 뽑아 무대에 올리는 공연이다. 대구시향은 이를 통해 실력을 갖춘 지역의 음악 인재들이 전문 연주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려 한다.

교향악단, 합창단, 국악단, 무용단 등이 설치된 대구시립예술단은 조례 상 예능 인턴단원을 두고 있다. 예능 인턴단원은 비상임단원으로 기량이 뛰어난 유망 예술인을 발굴하기 위해 1년 미만의 기간으로 운용된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민간 영역의 문화예술계가 얼마나 위기에 취약한지 드러나고 있다. 이같은 현실에서 도립예술단이 앞장서 지역 음악인과 동행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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