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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경의 건강&생활] ‘소비’는 가고 ‘살림’이여 오라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입력 : 2020. 07.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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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 미래의 주거공간. 모든 가전제품은 인공지능화돼 있다. 원하는 품목을 선택하면 식자재가 집까지 무인배달된다. 메뉴와 양념을 고르면 음식이 조리돼 식탁에 차려진다. 홀로그램 트레이너가 필요한 운동을 맞춤형으로 개인지도한다. 침실에는 적절한 온도와 기압이 형성되고 수면용 주파수의 음악이 흘러나와 숙면을 유도한다.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다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미래의 모습이다.

"네가 원하는 게 뭐야?", "원하는 걸 가져" "가진 걸 누려."

최근 약 200년간 아니 어쩌면 인류 출현 이래 현재까지,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달려왔고 지금의 세상은 인간의 욕망을 기반으로 세워졌다. 페스트와 같은 전염병이 유행할 때에는 자의반 타의반 이 욕망에 제동이 걸리기도 하였으나 최근까지 인간은 욕망의 실현이 주는 달콤한 열매를 즐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우리 문명이 맞이할 미래를 조금 더 상상해보자.

미세먼지와 플라스틱, 신종 바이러스, 온난화, 방사능과 각종 오염물질로 지구의 공기와 토양, 바다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특수장비 없이는 밖을 다닐 수 없다. 과학기술을 통해 정화된 공기와 물, 인공 생산된 식량을 섭취하며 실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인공지능 사물들과 대화, 놀이, 작업을 하고, 재택근무와 1인가구는 더욱 늘어난다. 결혼은 줄고 모르는 타인과는 안전이 확인되지 않으면 대면·접촉하지 않는다. 부유한 사람들은 과학기술을 이용한 질병치료, 젊음유지, 생명연장의 혜택을 누린다. 지구가 더 이상 살 수 없는 곳이 되자 인류 중 일부는 지구를 버리고 우주 어딘가로 이주한다. 지구에 남은 대다수의 인류는 소멸한다.

이런 미래가 연상될 때 비(非)생명성이 주는 어둡고 차가운 기운에 심장이 서늘해지며 끝 모를 공허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기분. 비단 필자만이 느끼는 것일까?

이이러니하게도 '나 좋을대로'가 나를 위험에 빠뜨리고 내 생명을 시들게 하고 있다. 타자가 빠진 '나 좋을대로'는 나를 소비자로 만든다. 물건도 사람도 다른 생명도 쉽게 소비해 버린다. 타자와의 연결 속에 내가 존재하기에 타자를 소비하는 나는 나 자신도 소비하며 결국 타자도 나도 쓰레기로 만든다. 지구에는 갈수록 쓰레기가 넘쳐난다.

삶이란 생명을 창조적으로 사는 것이고, 모든 생명은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오락거리로만 소비되어 아쉬운 애니메이션 '라이언 킹'의 주제가처럼 삶은 'circle of life'다. 그런데 소비는 쓰고 버려서 끊임없이 쓰레기를 양산해 생명을 파괴한다. 소비는 사실 삶의 파괴자다. 인간의 감정과 사고는 타자와의 상호작용 경험을 통해 형성되므로 소비적 관계 속의 현대인에게 우울, 자해, 자살, 사이코패스적 폭력의 증가는 자연스런 귀결이다.

지금 우리에겐 '내가 원하는 것'이 나와 타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세심한 고려와 '내가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가'를 깨닫는 自存感의 회복이 절실하다.

소비에 중독된 인류로 인해 지구호에 침몰의 사이렌이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부디 코로나바이러스와 기후변화의 경고를 통해 우리가 '소비'에서 생명의 창조적 '살림'으로 전환할 수 있기를. '녹색평론'의 故 김종철 선생님을 기리며 나부터 그러하기를! <신윤경 봄정신건강의학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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