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재의 목요담론] 제주 자연자원의 지속가능한 관리를 위한 작은 제언

[이수재의 목요담론] 제주 자연자원의 지속가능한 관리를 위한 작은 제언
  • 입력 : 2020. 07.02(목)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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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자는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인 줌(ZOOM)으로 국제 화상포럼에 참가하고 있다. 2020년에 제주에서 개최 예정이던 세계지질공원 대회는 2021년으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내년에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제주도는 화상 도구를 통한 국제행사를 수행해야 할지 모른다. 이 경우, 제주도의 자연경관과 문화를 잘 체험할 수 있도록 영상 자료를 보다 더 정밀하게 만들고 또 타 지역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선진 기법을 선도적으로 시도할 준비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향과 불편한 경험은 아주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제주도에서 발간하는 공영관광지 38곳의 방문객 통계를 보면 흥미있는 관계를 보인다. 즉, 총 비용당 방문객 수를 보면 주상절리대, 천지연폭포, 정방폭포, 천제연폭포, 비자림, 성산일출봉, 산방산, 우도해양도립공원, 만장굴 등 자연경관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다. 이는 한국관광공사가 발간하는 국민여행조사 보고서에서 내국인 방문객이 방문한 곳에서의 관광 활동이 자연 및 풍경 감상(68%)이 1위이고, 2위가 먹거리 (57%), 3위가 휴식 및 휴양(54.7%)이며, 역사유적지 방문은 9.5%로 매우 낮은 것과 어느 정도 일치한다. 따라서 제주도는 도내의 자연경관의 가치를 좀 더 적극적으로 발굴해 잘 보전하고 잘 관리해야 한다.

제주도의 세계유산 주변에 살고 계시는 분들은 세계유산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동안 제주도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세계유산마을 지정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제주도 세계유산마을과 관련해 주민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분을 만나서, 유산마을 주민들의 바람의 일부를 들을 수 있었다. 이야기 중에 성산 일출봉 주변의 고성마을에 있는 조개잡이 체험 지역에 대해서는 마을 주민들은 현재보다 더 합리적인 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자주 하신다고 한다.

27일에는 세계지질공원의 지오사이트 지정을 요청하는 지역주민,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전문가, 그리고 지질전문가와 함께 섭지코지를 답사했다. 세계유산본부의 생물권지질공연구과에서는 이곳에서 국내에서는 처음 발견된 흥미로운 화산지질에 대해 학술논문을 준비, 곧 지질명소로 편입해 활용할 예정이다. 오전 답사 후 세계유산인 성산 일출봉 주변의 음식점에 갔는데, 조개가 가득한 해물된장국이었다. 아주 담백한 맛에 반했다. 그 조개는 바로 어제 지역주민께서 말한 고성마을에서 채취한 것이었다. 우연의 일치라기보다는 마치 계획된 것 같았다.

지역주민께서는, 그 조개는 수십년 전에 제주에서 실험적으로 배양하다가 퍼진 것이라고 한다. 마을 어르신들은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채취해 주변 식당에 공급한다고 한다. 고성마을에서는 조개잡이 체험 활동이 많은데 비해 합리적인 관리 정책이 부족하다고 한다. 많은 주민들은 하루 빨리 공공관리 체계로 전환해 제주도에서 살아남은 이 조개가 지속적으로 산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제주도는 관광객이 1500만명을 넘어서고 있으므로, 많은 물품이 육지에서 건너올 수밖에 없다. 모쪼록 제주산 조개가 해물된장국에 지속적으로 발견되기를 기대한다. <이수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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