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정의 목요담론] 팬데믹으로 인한 문화활동 우려

[오수정의 목요담론] 팬데믹으로 인한 문화활동 우려
  • 입력 : 2020. 07.16(목)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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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밀레니엄시대를 맞이할 때 21세기는 문화가 재화가 되는 시대라고 하면서 전 세계가 문화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에는 문명과 접목된 문화관광이 국력의 그림자처럼 따라 붙어 있었다. 과거 문명을 바탕으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가 얼마나 감동 있는 자유를 느끼고 문화를 만들어내는지 나아가 지역사회의 성격으로 표출 여부는 개인 성원의 활동결과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정책적 지원이 관건이 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매년 발간하는 문예연감을 보면, 제주의 문화예술 활동 건수는 2014년까지 꼴지를 도맡아 하다가 2015년부터 갑자기 전국 1,2위를 다투는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그 원인을 분석해 보면, 전 정부의 문화융성이란 기조 속에 다양한 정책지원과 그를 뒷받침 할 만한 제도마련이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당시 제주도정 역시 정부의 문화융성 기조에 발맞춰 발 빠른 대응을 했고, "자연, 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문화에 많은 관심 표명으로, 제주 역사 최초로 2016년 1000억원대의 문화예산을 편성한데서도 기인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2005년 제주특별법이 제정될 당시만 해도 문화에 대해 단순히 향토문화예술진흥계획 수립이란 조항으로 문화정책이 설명돼 질 뿐 활동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없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시작된 6단계 제도개선에서 문화예술의 섬을 조성하고 국가가 이를 지원해야 한다는 특례를 마련했다. 그 사이 많은 관광객과 이주민들의 유입에서 온 사회적 환경변화 역시 제주인들의 생각변화와 문화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 과정에 제주는 섬 지역 탐라라는 문명 속에 활발한 예술 활동으로 제주의 가치를 부각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제주에서는 어떤 문화예술 활동이 선호될까. 최근 4년간 제주에서 이뤄진 문화예술 활동 비율을 보면, 65%는 공연예술이고 35% 정도가 시각예술이다. 이처럼 문화예술의 섬 제주는 공연분야에서 가장 많은 예술 활동이 이뤄졌고, 문화 향유를 해왔음을 알려준다.

그런데 올해는 심상치 않다. 팬데믹 때문에 제주인들이 가장 많이 향유하고 활동하는 공연예술이 최대의 피해자가 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방역이 우선시 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문화예술행사 취소방침을 원칙으로 하고, 진행한다면 비대면과 온라인으로만 활동을 제한하는데도 그 원인이 있겠다.

다양한 정책지원으로 얻어진 문명 속의 문화예술 활동은 포스트코로나를 방어한다는 이유로 문화의 유통과 향유의 사슬까지 재조직해 축소시키는 결과를 보여줬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진행되는 행정조직 개편에서 조차 제주도내 최대 공연장인 아트센터가 문화예술 행정지원 부서에 통합되고 있다는 것이다. 도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활동 분야에 대한 분석을 놓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앞선다. 이대로 간다면, 어렵게 문화누리 활동을 이끌어낸 현재의 문화정책이 다시 밑바닥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요구가 있다면 특별법에 당당히 등재시킨 문화예술의 섬을 이끄는 오피니언리더들은 지금처럼 어려운 사회적 여건일수록 도민 안정과 치유의 중심에서 적극적인 문화지원이 확대돼야 할 것이다. <오수정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책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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