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캐디로' 박인비 첫날 4언더파 '함박웃음'

'남편 캐디로' 박인비 첫날 4언더파 '함박웃음'
제주삼다수마스터스…"남편이 실수 잡아주고 심리적 안정도"
  • 입력 : 2020. 07.30(목) 17:39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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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남편을 캐디로 대동하고 경기에 나선 '골프 여제' 박인비(32)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활짝 웃었다.

 박인비는 30일 제주도 제주시 세인트포 골프&리조트(파72·6천50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를 마치고 "남편이 생각보다 또박또박 잘 봐주더라"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박인비의 캐디백은 남편인 남기협 씨가 멨다.

 2007년부터 호흡을 맞춘 캐디 브래드 비처(호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발이 묶여 한국에 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박인비는 이번 대회부터 다음 달 AIG 여자오픈까지 남편에게 캐디를 맡기기로 했다. 박인비는 29일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사실을 밝히며 "이런 기회가 또있을까 싶다"며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2014년부터 부부의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이기에 호흡은 완벽했다.

 박인비는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치고 상위권에 올랐다.

 10번 홀에서 출발해 13·14번 홀에서 보기를 쳤지만, 곧바로 15·16번 홀 버디로 만회하고, 이후 흐름을 이어가 버디 4개를 추가했다.

 지난 2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우승 이후 5개월 만에 실전 경기에 나섰지만,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결과다.  

 박인비는 '남편 덕분'이라고 했다.

 박인비는 "아이언샷에서 2개 정도 미스 샷이 나왔고, 보기로 이어져 출발이 좋지 않았다. 코치인 남편이 바로 교정해줘서 그 이후에는 계속 좋았다. 바로바로 수정해서 좋은 점수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남편이 캐디로 나선 게 처음이라 걱정도 많았다고 박인비는 털어놨다. 그는 "캐디 때문에 신경 쓴 적이 많지는 않은데, 남편이 저보다 더 긴장할까 봐신경을 많이 썼다"며 웃었다.

 그러나 "저도 5개월 만의 출전이어서 긴장했는데, 남편이 옆에 있으니 오히려 긴장감이 안 들더라. 남편을 걱정하는 마음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며 "남편이 라이도 잘 봐주고 교정도 바로 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며 천생연분을 과시했다.

 박인비는 남씨가 가정적인 남편, 강아지 집사, 스윙 코치에 캐디 역할까지 해주는 것에 고마워하면서 "남편은 1인 5역 정도 하고 있다. 연봉을 2∼4배 올려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강한 비와 낙뢰 예보로 낮 12시 28분부터 오후 3시까지 중단됐다.

박인비는 4개 홀을 남긴 상태에서 경기가 중단돼 남편과 함께 쉬려고 숙소로 돌아갔을 때, 비처 캐디의 연락이 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한다고 연락이 왔더라"라고 밝혔다.

 남편과 함께해서 "색다르고 재밌었다"고 말한 박인비는 "오랜만의 경기인데 첫 라운드에 이 정도 했으면 괜찮다는 생각이다. 오늘의 실수는 남은 라운드를 하면서 줄여나가겠다. 점수를 잘 낼 수 있는 컨디션임을 느꼈다"고 경기력에도 자신감을 보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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