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표 박사와 함께하는 한라일보 인문역사 강의] (1)제주의 고문헌

[홍기표 박사와 함께하는 한라일보 인문역사 강의] (1)제주의 고문헌
제주 역사문화에 입문하려는 이들을 위해
  • 입력 : 2020. 08.11(화)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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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지지서에 주제별 해설
장계·서계첩엔 제주 현안
방목류는 과거급제 명단
시대 달리한 개인문집도
제주 변화상 읽을 수 있어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인 홍기표 박사의 2020한라일보 인문역사 강의 '돌에 새긴 기록, 길에 새긴 역사' 중 제주 역사문화 관련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이 강의는 7월 22일 시작돼 매주 수요일마다 총 12회에 걸쳐 진행된다.



최근 들어 제주의 역사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고문헌과 고문서가 자주 발굴, 소개되고 있다. 역주서 또한 해가 다르게 출간된다. 어떤 책부터 먼저 읽어야 하는가?

제주의 역사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고문헌은 다양한 종류의 방대한 저술이 있다. 조선시대 여러 관료 학자들이 펴낸 개인문집, 탐라의 건치연혁과 풍속토산 등이 상세히 기술된 역사지지서, 제주목사와 어사가 제주의 실정을 중앙에 보고하는 장계·서계첩, 군사제도와 방어시설을 살필 수 있는 군사전적류, 제주인의 과거급제 명단을 확인할 수 있는 방목류 등이 그것이다.

제주의 역사문화와 사회경제에 대한 이해는 역사지지서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전기 '신증동국여지승람'(권38)에서 '제주·대정·정의군읍지'까지 고문헌만 10편이 넘고 여기에 1918년 '탐라기년'과 1954년 '증보탐라지'를 더할 수 있다. 역사지지서엔 명승, 고적, 성곽, 인물, 관풍안까지 40개 전후의 주제를 설정해 제주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실었다.

제주목의 장계·서계첩은 당시 제주의 여러 현안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18~19세기의 조선후기 문헌이어서 조선 전 시대를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제주 사회경제상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근래 역주 작업이 활발하다.

군사전적류로는 '제주속오군군적부', '제주병제봉수연대총록' 등이 있다. 제주는 섬이어서 바다를 통해 침입하는 외적의 동태 파악이 중요한 만큼 일찍부터 봉수와 연대 등 군사통신 시설, 9진성 등 방어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방목류는 '급제선생안', '용방록', '연방록'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수백 명의 조선시대 제주 인재들을 파악할 수 있다. 제주의 충효열과 관련된 이들의 행적을 모은 '효열록'도 제주 인물사 연구에 중요한 문헌으로 분류된다.

개인문집은 시대를 달리하는 저술이어서 제주 변화상을 읽을 수 있다. 조선시대 제주는 수도 한양에서 가장 먼 변방이며 '원악도'로 여겼지만 신선이 산다는 영주산(한라산)이 있어서 동경의 대상이었다. 제주목사는 물론 안무어사, 유배인들이 여러 시문이나 기행문을 남긴 이유다.

가장 이른 15세기의 문집은 1470년(성종 1) 10월부터 1473년 8월까지 제주목사를 역임한 이약동의 '노촌선생실기', 현재 알려진 표해록 중 가장 오래된 최부의 '(금남)표해록'이 있다. 16세기의 문집은 제주의 풍토와 물산에 대해 써 보냈던 편지들을 모은 것으로 개인이 펴낸 제주 최초의 풍토지인 김정의 '제주풍토록'('충암선생문집' 권4), 제주목사 조사수와 영월군수 박충원이 주고받은 한시를 수록한 '영해창수록', 한라산 정상까지 등반했던 임제의 제주도 기행문인 '남명소승'('백호선생문집' 부록) 세 권이 확인된다.

17세기의 문집은 네 권에 이른다. 김상헌의 일기체 기행문으로 17세기 이전까지 제주 실정이 종합적으로 기술된 '남사록'('청음선생유집' 권2), 약 8년간 제주 유배 생활을 하며 지은 이건의 '제주풍토기'('규창집' 권5), 안핵겸순무어사로 파견된 이증의 일기체 기록인 '남사일록', 1694년(숙종 20) 7월부터 1696년 9월까지 제주목사로 재임했던 이익태의 '지영록'이 그에 해당한다. 18세기 문집은 시대순으로 이형상의 '병와집', 송정규의 '해외문견록', 남구명의 '우암선생문집', 정운경의 '탐라문견록', 김정의 '노봉선생문집', 김춘택의 '북헌집', 신광수의 '탐라록'('석북선생문집' 권7), 장한철의 '표해록'(제주도유형문화재 제27호)이 있다. 19세기 문집으론 조정철의 '정헌영해처감록', 이원조의 '탐라록', 이강회의 '탐라직방설' 세 권이 전해온다.

제주 관련 고문헌 중 하나로 2018년 보물로 지정된 이익태 제주목사의 지영록.

*강의 영상은 한라일보 유튜브 채널(촬영·편집 박세인 기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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