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힘겹더니 이젠 화재까지 막막"

"코로나로 힘겹더니 이젠 화재까지 막막"
20여점포 점주들 제주산 선어·활어 판매
냉장·냉동고에 보관중 물량만 수억원어치
  • 입력 : 2020. 10.21(수) 17:49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21일 새벽 제주시 건입동 서부두 수산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0여개 점포가 불에 타면서 수족관 활어들과 보관중이던 수산물 피해가 발생했다. 이상국기자

21일 새벽에 발생한 화재로 활·선어를 판매하는 20여개 점포가 피해를 입은 제주시 건입동 서부두 수산시장. 3층 건물의 1층에 자리잡은 수산시장 수족관엔 정전으로 폐사한 어패류와 수산물들이 가득찼고, 시커멓게 그을린 점포 천장은 화재의 충격으로 마감재가 뜯겨나간 흔적들이 밖에서 봐도 선명했다.

 새벽에 인근 상인들로부터 불이 났다는 연락을 받고 허겁지겁 시장을 찾았다 잠시 귀가후 날이 밝자마자 다시 현장을 찾아 삼삼오오 얘기를 나누는 점주들의 얼굴엔 답답함만 가득찬 모습이었다. 점주 가운데는 2~3개 점포를 임차해 선어를 취급하는 이들이 많고, 2명의 점주는 활어를 취급하고 있다.

 강주식씨는 "고객의 90%는 관광객이다. 그래서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많이 줄었는데, 바닷고기 맛이 좋아지는 계절로 접어들었고 최근 관광객이 조금 증가해 매출도 늘어나나 하던 참에 불이 나 갑갑하다"며 "옥돔, 갈치, 고등어, 조기에서부터 전복·문어 등 죽종류까지 점포 냉장·냉동고에 보관된 물량이 얼추 3000만원어치는 된다. 이메일로 주문받아놓은게 적잖은데…"라고 했다.

 또다른 점주도 "새벽에 이뤄지는 경매에서 낙찰된 생선을 가공 포장한 것을 주문받아 주로 관광객들에게 많이 팔아왔는데, 당장 전화로 주문받아 오늘 보내기로 한 것부터 못보내주게 됐다"고 했다.

 시장내 점주들이 판매하는 수산물들은 단가가 비싼 제주산이 대부분이라 피해규모는 상당할 전망이다. 특히 건물 1층에서 장사하는 점주들은 건물 2층에 공동 사용하는 냉동·냉장고에 상당량의 수산물을 보관중이던 상태로, 점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피해액이 수천만원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 점주는 "화재가 발생한 1층은 그렇다 치고 2층만이라도 전기가 오늘중으로 공급되면 냉동고에 있는 수산물은 일부 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 언제 공급될지, 또 점포를 임차해 사용하는 입장에서 앞으로 영업이 재개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도 알 수 없어 한숨만 나온다"며 답답함을 털어놨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91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