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 저조' 제주 독감 예방백신 남아돈다

'접종률 저조' 제주 독감 예방백신 남아돈다
병의원 접종 이달 마감 제주 자체사업 접종률 47% 불과
백신 사용 기한 6개월.. 물량 남을 시 모두 폐기 처분
  • 입력 : 2020. 12.01(화) 13:21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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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지난 10월부터 자체적으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 접종 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저조한 접종률로 막대한 물량의 백신이 폐기될 우려를 낳고 있다.

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백신 무료 접종 사업의 접종률은 47.29%(13만8316명·확보된 백신 대비 제주도의 목표 접종률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국가사업 백신 접종률은 이보다 높은 77%(18만4881명)이다.

제주지역의 독감 백신 무료 접종 사업은 시행 주체와 연령대에 따라 두갈래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생후 6개월에서 만 18세까지 이르는 영유아와 청소년, 만 62세 이상 노인에 대해선 국가가, 나머지 만 19세부터 만 61세까지에 대해선 제주도가 맡아 무료 접종한다.

제주도는 겨울을 앞두고 증상이 비슷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해 혼선이 생기는 것을 막고자 국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던 만 19세~만 61세 도민까지 접종 대상에 포함시켰다.

인원별로는 전체 도민 중 26만2594명이 국가를 통해, 41만7828명이 제주도 자체 사업을 통해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제주도는 지방비를 들여 도내 자체사업 접종 대상자 41만7828명의 70% 수준인 29만6000명분의 백신 물량을 미리 확보했다.

제주도는 한 지역 내에서 인구의 65%가 백신 접종을 마치면 집단 면역(Herd immunity)이 형성돼 나중에 감염병이 유행해도 대규모 전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의료계 연구결과와 백신 접종을 신청하지 않는 도민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같은 수준으로 백신 물량을 구입했다. 백신 구입비로 예산 42억원이 소요됐다.

당초 제주도 자체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10월 중순까지만하더라도 각 병·의원마다 독감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접종 열기는 사그라 들었다.

제주도는 독감 백신을 맞은 후 사망한 사례가 전국적으로 잇따라 보고되고, 백신 운송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등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던 점을 접종율이 저조한 이유로 꼽았다. 질병관리청 조사 결과 백신과 사망 사고 간에 인과관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한번 생긴 불안감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제주도의 설명이다.

또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하고 개인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려는 생활 습관이 자리잡으면서 감기에 걸린 사람이 예전에 비해 줄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제주도 자체 백신 접종사업은 민간 병·의원의 경우 오는 12월31일, 보건소의 경우 내년 4월말 종료한다. 독감 백신 사용 기한은 6개월로, 내년 6월이면 그 기한이 만료돼 이 때도 백신이 남으면 활용하지 못하고 모두 폐기처분해야 한다.

도 관계자는 "도민의 건강을 위해 무료로 독감 백신 접종사업을 시행하고 있고, 백신 안전에도 문제가 없는 만큼 하루 빨리 접종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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